산업 산업일반

반도체등 고가품 수출 비상…항공업계 조종사 노조 파업 초읽기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1 11:37

수정 2014.11.07 15:54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파업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항공수출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휴대폰 등 전자·통신기기업종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한국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휴대폰의 수출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항공사 파업까지 겹칠 경우 전자·정보기술(IT)업체들의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1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 가운데 투표율 88.1%를 넘기면서 ‘쟁의 찬성표’가 더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안을 거부, 기본급 및 비행수당 각각 9.8% 인상, 상여금 50% 인상 등 모두 11.3%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해고자 복직 및 공제조합 기금 출연(50억원)과 이라크 파병반대 등을 파업 카드로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조종사 제외하고 모두)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3일까지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파업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항공업계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국내 반도체·전자 소재업체들은 수출차질이 예고돼 ‘항공대란’은 곧 ‘수출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주요 수출업종 중 항공물류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및 전자소재 등 고부가 가치제품이 항공업계 파업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품 중 반도체와 휴대폰 등 IT 관련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9.5%(364억8000만달러)며 대부분 항공운송에 의존하고 있다.


내수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마저 타격을 받을 경우 경기회복 지연은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항공업계 파업은 수출뿐만 아니라 여객운송 대란까지 불러 바이어와 셀러 등 비즈니스맨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등 항공사 파업으로 인한 피해는 1차적으로 전자·IT업체들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해외수출 규모가 가장 큰 삼성·LG전자 등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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