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취업

“한국,기업가정신 북돋워 일자리 늘리는게 급선무”…블룸버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2 11:37

수정 2014.11.07 15:53


“한국에 필요한 것은 온순하고 고분고분한 노조가 아니라 더 많은 일자리다.”

블룸버그 통신은 2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담당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 주니어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권고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97년 외환위기 발발 7년이 지난 지금 ‘전투적 노조’가 변화를 거부하고 있고 이 때문에 때때로 일부 업체들은 몇달씩 조업을 중단해야 하기도 한다”면서 “노조는 한국이 처한 문제의 원인은 아니지만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조는 된다”고 진단했다.

칼럼은 노조가 이처럼 전투적 성향을 띠게 된 배경으로 민주화 과정, 민족주의 성향 등도 있지만 주로 정부의 정책실패가 주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규제완화에 나서고 기업가 정신을 북돋우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렸더라면 노조가 불필요한 일자리 보전을 위해 파업에 나서는 등의 극단적 행동은 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이다. 성장률이 오르는 만큼 일자리도 따라 늘기 때문이다.


비록 최근 파업사태가 진정국면을 맞고는 있지만 한국의 노사갈등은 전세계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고 투자자들에게 완고한 노조가 한국 경제개혁의 중요 장애물이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한국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투자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블룸버그는 “노조가 거대 기업에 맞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주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의 경우 너무 앞서가고 있다”며 “한국의 완고한 노조는 오랫동안 외국인 투자가들을 섬뜩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칼럼은 “한국은 이제 매우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고비용구조가 변화돼야 하고 불필요한 근로자들은 내보내야만 한다”고 권고했다.


특히 기업가들이 일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기업가 정신 고취에 더 신경을 썼더라면 경제 저변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을 테고 그랬다면 여전히 한국 경제를 좌우하는 재벌의 영향력도 크게 줄이는 게 가능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블룸버그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특구’정책은 개발도상국에나 적합한 모델이고 한국에는 맞지 않는다”며 “차라리 국가 전체를 경제특구로 만들어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 개선을 추구함으로써 노동운동가들이 좀 더 개방적이 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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