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정재 금감위원장 눈물의 이임식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2 11:37

수정 2014.11.07 15:50


이정재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이 이임식장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이위원장은 2일 금감위 및 금감원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이임식에서 “모든 책임과 비난은 제가 지고 떠나겠다”며 퇴임의 소회를 피력했다.

그는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이임사를 읽어내려 가던중 마지막 부분에서 SK글로벌 및 LG카드 사태, 금융감독기구 개편 등 1년5개월 재임기간의 굵직굵직한 일들에 대해 묵묵히 최선을 다해준 선후배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북받치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도열한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하면서 “오늘 안 울려 했는데 절로 나온다”며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실에 들러서는 “집앞에서 이틀이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고 말한 뒤 황급히 자리를 떴다.

그는 이임사에서 “최근 카드사태의 책임과 감독기구의 개편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금감위와 금감원을 아우르는 조직의 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떠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 기간에 나름대로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을 추진했고 감독업무의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시장참여자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했다”면서도 “그러나 금융제도와 관행을 혁신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독기술과 관행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고백했다.


이위원장은 “특히 정보기술과 금융공학 등의 발달로 금융 회사의 경영전략과 금융시장 구조가 더욱 정교하고 복잡해지면서 감독당국도 금융시장의 변화를 충분히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위원장은 “금감위와 금감원은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추진된 구조조정과 이를 통한 위기극복의 과정에서 소중한 교훈과 자신감을 얻었으며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는 조직”이라며 “이러한 역량과 지혜를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로 바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임 윤증현 위원장은 금융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경륜을 바탕으로 현재의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감독기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함으로써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선진화를 도모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임직원들에게 변함없는 보좌를 당부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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