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페인트 친환경제품화…KCC등 ‘녹 방지용’ 교체·컬러용도 수용성 전환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3 11:37

수정 2014.11.07 15:50


자동차용 도료 생산업체들이 내년부터 실시되는 정부의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유해성분이 들어있는 기존 페인트를 친환경성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 생산설비 변경 및 신제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KCC(금강고려화학) 등 4개 페인트업체들은 납 성분이 포함된 녹 방지용‘전착도료’를 친환경성으로 최근 몇 년 사이 대거 교체한데 이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이 포함된 ‘컬러용 도료’를 수용성으로 바꾸기 위해 설비투자를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용 도료의 70∼80%를 생산하는 KCC와 노루표페인트의 DPI의 경우 친환경적인 수용성 도료 생산라인을 갖추거나 신제품을 준비중이며, 나머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제비표페인트의 건설화학과 동주산업도 설비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KCC 관계자는 “전착도료 생산라인의 경우 대부분 납 성분을 뺀 설비로 바꾼 상태로 마지막 남은 1개 라인도 오는 9월쯤 친환경설비로 교체할 예정”이라며 “컬러용 도료도 친환경제품 개발을 끝내고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페인트업체들의 생산설비 변경 움직임은 유기용매와 납 성분이 사용되는 도료에 대한 규제가 국내외에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이들 유해성분이 포함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수입을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국내에서도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내년부터 차 도장설비(건조시설 포함)에서 배출되는 총탄화수소(유기용매)에 대한 규제가 시작돼, 1만㎥ 이상인 도장시설은 시간당 50ppm 이하, 1만㎥ 미만은 100ppm 이하로 배출량이 제한된다.

현재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도장작업시 페인트의 유해화합물로 인한 오염을 막기 위해 화생방설비 등 각종 오염방지시설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작업을 진행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국내 페인트업체들이 친환경제품 생산라인을 전부 도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내 페인트업계는 정부가 추진중인 환경규제법안이 산업현장의 현실을 무시한 성급한 정책으로 판단하고 내년부터 도입되는 규제안을 2년 정도 유예해줄 것을 지난달 13일 정부측에 건의했다.

DPI 생산팀 관계자는“도료 생산라인을 비교적 최근에 갖춘 업체들은 일부 설비 교체만으로 친환경제품 생산이 가능하지만 라인이 오래된 설비는 완전 교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기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의 조성기 부장은 “정부가 산업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유해성분에 대한 규제를 내년부터 실시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면서“이와관련 오는 2007년까지 입법 유예를 환경부쪽에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 rainman@fnnews.com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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