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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공능력평가제…삼성건설 “상처뿐인 영광”-현대건설 “실속차린 선방”

신홍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3 11:37

수정 2014.11.07 15:49


올해 시공능력평가제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건설업체는 어디일까.

1위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치열하게 경합을 벌였던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득과 실’에 대한 건설업계의 평가가 흥미롭다.

업계에서는 일단 현대건설의 ‘선방(善防)’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건설업계 맏형 자리를 내줬지만 시공실적과 기술자 수에서 1위를 차지한것이 알려진데다,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해 왔던 시공능력평가제도의 문제점을 크게 부각시켰기 때문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힘차게 출발하는 시점에서 1위 자리를 내주게 돼 아쉽지만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시공실적과 기술자 수에서 삼성건설을 압도해 그나마 다행이었다”며 “내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위를 탈환하기 위해 착실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반해 삼성건설은 ‘이기고도 진 게임’을 했다는 평가다. 삼성건설은 사실 이번 시공능력 순위 1위를 기념해 비전 선포식과 체육대회 등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해 왔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승진인사와 특별 상여금 얘기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은 갑자기 모든 행사를 백지화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경쟁업체인 현대건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속내는 ‘허울좋은 1위’로 비친 평가 때문이다. 대대적인 기념행사가 자칫 업계의 손가락질을 당할 수 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이상대 삼성건설 사장도 크게 실망했다는 후문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업체로서 확고한 이미지를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오히려 삼성이 건설업계의 맏형 자격이 있느냐는 ‘자격론’까지 일부에서 불거저 상처뿐인 영광을 안은 셈이 됐다.


특히 업계 일부에선 이사장이 ‘시공능력평가 1위’의 공로를 인정받아 연말 그룹 인사때 승진도 예상됐는데, 이번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해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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