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車CEO “휴가를 기회로”

이지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3 11:37

수정 2014.11.07 15:48


자동차 업계의 국내 최고경영자(CEO)들과 외국인 CEO들이 각기 다른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내수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는 가운데 현대, 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의 CEO들은 불황돌파를 위해 신차발표 준비와 마케팅 전략 수립에 ‘휴가’란 단어를 잊은지 오래다. 그러나 특별한 신차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GM대우와 르노삼성의 외국인 CEO들은 재충전을 위한 여름휴가를 위해 한국을 떠났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과 윤국진 기아차 사장은 각각 오는 24일과 17일 발표되는 ‘NF소나타’와 ‘스포티지’ 출시 준비를 위해 올 여름 휴가를 사실상 반납했다.

이미 아산공장에서는 ‘뉴EF쏘나타’의 생산이 중단되고 오는 24일 출시될 ‘NF쏘나타’의 생산이 한참 진행중이다. “도요타의 캠리를 능가할것”이라며 NF쏘나타의 성능과 품질을 자부하고 있는 김부회장이지만 ‘NF쏘나타’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런칭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압박감에 가까울 정도라는게 주위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때문에 김부회장을 초도생산물량의 품질관리 및 현장생산체계 안정화, 마케팅계획 수립 등을 위해 일주일에 몇번씩이나 아산공장과 서울을 왕복하고 있다.

기아차 윤국진 사장도 17일 출시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량인 ‘스포티지’(프로젝트명 KM)의 출시를 위해 당분간 휴가를 연기하고 있다.

과거 스포티지가 세계최초의 승용형 SUV로 시대를 앞서가는 명차였음에도 불구, 국내시장에서 참패를 면치못했던 쓰디쓴 경험을 재현하지 않기 위해 윤사장은 마케팅 관련부서로 부터 신차에 대해 각 부문장들로부터 직접 일일 보고를 받고 보도발표회 생사 등 세세한 부문까지 챙기고 있다.

또 공장의 휴가기간중에는 공장설비 및 생산라인 보수공사를 점검키 위해 공장도 방문하는 등 분주한 ‘여름나기’를 하고 있다.

올여름 별다른 신차발표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은 쌍용차, GM대우, 르노삼성의 CEO들은 기나긴 내수부진의 늪과 노조와의 임단협에서 지친 심신을 달래고 재충전을 위해 휴가를 가질 계획이다.

소진관 사장은 이달 2∼3일 가족들과 함께 짧은 휴가기간을 가진다. 전체 휴가기간은 일주일이지만 나머지 4일은 평소 방문하지 못했던 영업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반면, 외국인 CEO들은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여름휴가 일정에 들어가 한국을 이미 떠난 상태다. 이들 외국인 CEO들의 연간 휴가일수는 40일에 달한다.

프랑스 국적의 제롬 스톨 르노삼성차 사장은 르노그룹 본사출장을 위해 지난 16일 출국, 현재 고향인 프랑스에 머무르면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


닉 라일리 GM대우차 사장 역시 지난주 유럽출장 겸 고향인 영국을 방문, 최근 노조의 임단협 투쟁에 지친 심신을 달래며 오랜만의 휴식을 보내고 있다. 라일리 사장은 2주간의 휴가를 영국에서 보낸후 직원들의 휴가가 끝나는 시기와 맞춰 귀국할 계획이다.


업계관계자는 “외국인 CEO들의 연간 휴가일수는 40일에 달한다”며 “‘일할땐 일하고 놀땐논다’는 근본적인 사고도 국내 CEO들과 다르거니와 현재로서 신차계획 등의 뽀족한 내수불황 탈출의 묘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쩌면 재충전에 몰두하는 것도 나름대로 좋은 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newsleader@fnnews.com 이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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