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오상현 손보협회장 전격 사퇴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3 11:37

수정 2014.11.07 15:48


오상현 손해보험협회장이 회장직 사퇴공방 15일 만에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오회장은 이에 따라 손보협회 창립 이후 직원들의 사퇴압력에 굴복해 물러나는 첫 회장으로 남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손보협회는 ‘소모전’에 휩싸이며 상당기간 업무공백을 빚었으며 사상 초유의 ‘하극상’ 논란까지 겹쳐 상처 투성이만 떠안게 됐다.

◇승자없는 싸움=손보업계는 이번 사태의 1차 원인 제공자로 오회장을 꼽고 있다. 수차례 경고에도 불구하고 회원사를 위한 서비스보다는 자신의 안위에 신경을 곤두세웠다는 게 그 이유다. 특히 방카슈랑스 시행 등 보험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협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부하 직원들이 ‘물리력’을 동원해 상사를 몰아낸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성’을 담보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또 10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보름 동안 오회장의 퇴진에 매달리면서 업무공백이 빚어진데 따른 책임 추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호일 현대해상 사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협회 임원에 대해서는 책임소재를 가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협회나 오회장 모두에게 ‘윈-윈’이 아닌 ‘상처’투성이의 진흙탕 싸움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협회는=오회장이 이날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안택수 전무가 회장 대행을 맡게 됐다.

안전무는 “조속한 시일 내에 후임 회장을 선출해 줄 것을 손보 사장단에 요청했다”며 “후임 회장은 오회장의 잔여 임기가 아닌 새로운 3년을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회장이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한 데다 손보사마다 생각이 달라 후임자 선임에 대한 전망은 쉽지 않은 상태다.


다만 업계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정경제부 등 정부당국이나 금융감독당국 등과의 친분이 두터운 인사가 후임 회장으로 왔으면 하는 바람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의중이 후임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건섭 동양화재 사장은 “후임 회장 선임과 관련해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며 “손보사 사장단이 다시 모여 모든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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