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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44달러 돌파]“조만간 55달러” 가능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4 11:37

수정 2014.11.07 15:45


사흘째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국제유가 오름세가 좀체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분석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44달러선을 훌쩍 뛰어넘은 터라 이번 주 안에 45달러선도 넘어설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또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겠지만 조만간 유가가 55달러 이상으로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대부분 분석가들은 현재 유가에 ‘거품’이 많이 끼었기 때문에 50달러가 넘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나 40달러대 고유가는 단기적인 ‘충격’이 아닌 ‘흐름’으로 고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불안 우려 상존=전세계 석유공급의 3분의 1 이상을 담당하고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생산여력이 고갈돼 유가 오름세를 저지할 능력을 상실한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 자체 조사에 따르면 OPEC의 7월 하루평균 생산량은 6월보다 1.4% 증가한 2971만배럴로 추정됐다.
이는 25년 만에 최대 생산량이다. 시장에서는 OPEC의 생산 여력이 5% 정도밖에 없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3일에는 OPEC 의장이 OPEC도 즉각 증산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혀 시장의 공급불안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일부 산유국의 정정불안에 따른 공급감소 우려도 시장심리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파업으로 종종 석유생산이 중단되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종족분쟁과 정치적 갈등으로 언제든 석유생산이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고 세계 5위 산유국 베네수엘라는 오는 15일 우고 차베스 대통령 소환투표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노조는 차베스 대통령이 소환될 경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도 유코스 사태로 석유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유가 40달러대가 기준=와초비아의 제이슨 솅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 오름세는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게 아니다”며 “세계 경제회복세와 지난 2001년 말을 기점으로 한 테러 위협에 따른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공포에 휩싸인 상태에서 유가는 지속적으로 올랐다”며 “이미 유가가 45달러에 육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배럴당 50달러 유가도 충분히 점쳐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코노미 닷컴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토스텐 피셔도 “실제로 공급이 줄어들 경우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중개업체 퀘스트 인터내서널의 선임 트레이더 케빈 커 역시 “단기적으로는 배럴당 45달러 또는 55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커는 그러나 “현 유가 수준에 누구나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투기자본이 차익실현에 나서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며 “배럴당 50달러를 넘는 유가 수준은 누구나 지나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곧바로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MSNBC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인 필립 벌러거의 말을 인용해 “유가가 단기간에 현 수준에서 떨어지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며 “석유 재고가 지속적으로 늘거나 극심한 경기침체, 또는 따뜻한 겨울이 오지 않는 한 유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MSNBC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느냐도 장기적으로 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민주당 존 케리 후보가 당선되면 대체에너지 개발이 탄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라크에 대한 간섭이 줄어 테러와 그에따른 유가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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