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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손자병법·세일즈 손자병법]동양의 병법속 비즈니스 비결


만일 2500년전에 태어난 ‘손자병법’의 저자 손무(孫武)가 마케팅이나 세일즈를 담당한다면 어떤 전략과 전술을 선보일까.

서양에서 ‘손자병법’의 전문가로 통하는 제럴드 A. 마이클슨이 스티븐 W 마이클슨과 공동으로 펴낸 ‘마케팅 손자병법’(이원기 옮김)과 ‘세일즈 손자병법’(정경희 옮김)은 현대의 마케팅과 세일즈 기법을 ‘손자병법’의 지혜에 일일이 대입하며 풀어쓴 책으로, 우리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준다.

‘손자병법’은 “전략이 좋으면 승리할 것이요, 전략이 훌륭하면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철학을 강조한다. 손무의 시대에는 전투가 그리 복잡하지 않았기 때문에 싸울 필요가 있을 때에는 예지, 계산, 기만, 책략 등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었다.

특히 이 간단명료함이 오늘날의 경영자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는데, 손무는 기회를 포착하는 순간 모든 힘을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상대를 제압할 것을 주장한다.

제럴드 A. 마이클슨은 “‘손자병법’을 토대로 만든 마케팅과 세일즈의 원칙이 반드시 승리를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칙을 모르면 반드시 패한다. 원칙은 지키지 않을 수는 있지만 반드시 원칙이 무엇인지 알고 참작은 해야 한다”고 말한다.

▲적을 알고 자신을 알면 반드시 승리한다=이 지혜는 잘못된 혁신에서 나타나는 ‘마케팅 치매’를 퇴치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실패하는 신상품 가운데는 이미 과거에 나왔다가 실패한 아이디어를 무심코 그대로 복제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리스터린 치약의 경우 입맛에 거슬리고 구강청정제의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나머지 두 번이나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치매증상 때문에 또다시 출시, 쓴잔을 마셨다. 혁신이나 신상품 개발에 관한 내력을 자료로 잘 정리한 다음, 신상품 개발자들이 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도록 한다면 실패율이 줄어들 것이다.

▲말을 아끼고 깊이 사고하는 것이 장수의 임무다=평소에 말이 없는 사람도 자기 제품을 구매하려는 고객 앞에서는 말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는 해당 주제에 관해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낱낱이 설명함으로써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고객들에게 과시하려고 한다. 그러나 깊이 숙고하는 장수처럼 담당자는 고객들의 말을 경청하고 질문을 하는 위치에 서는 것이 더 유리하다.

▲자신의 강점에 자원을 집중하라=월마트는 비용을 최저로 줄이는 동시에 가장 효율적인 유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전력투구함으로써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매장 면적 1제곱피트당 매출을 두 배로 올리는 데 성공했다. 월마트는 “대규모 병력 운용은 소규모 병력 운용과 원칙적으로 똑같다. 그것은 체계화의 문제일 뿐이다”라는 ‘손자병법’의 또다른 원칙에도 충실했다.

▲승리하려면 전투를 하기 전 미리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놓아라=성공하는 세일즈 담당자는 언제나 확고한 목표를 갖고 고객을 방문한다. 처음 만난 고객일 경우 그의 니즈를 먼저 파악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장수를 준비시키는 것이 그 골자다.
마찬가지로 세일즈 기술의 핵심은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세일즈 담당자 자신과 회사의 역량을 고객의 니즈와 일치시키는 것이다.

이처럼 ‘손자병법’에 나오는 원칙들은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하게 다가온다. 자신을 올바로 이해하고, 다른 사람에게 권한을 위임하며, 인생과 비즈니스 성공에 필요한 전략을 세우거나 전술을 이행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