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애니메이션은 모든 것을 관객에게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게 목표가 아닙니다. 관객이 나름의 시각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상상의 여지를 남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100명의 사람이 영화를 보았다면 100개의 각기 다른 시선이 있는 게 당연합니다.”
최근 개봉된 ‘천년여우’와 지난해 소개된 ‘퍼펙트 블루’ 등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국내에서도 두꺼운 마니아층을 구축해가고 있는 일본의 곤 사토시 감독이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개막식을 갖고 1주일간의 일정에 들어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곤 사토시 감독은 SICAF 행사기간에 상영되는 자신의 최근작 ‘도쿄 갓파더스’를 관람하며 한국 관객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내한일정을 소화하고 6일 떠날 예정이다.
‘도쿄 갓파더스’는 전직 경륜선수, 가출소녀, 중년의 홈리스 등 3명의 아웃사이더가 버려진 어린 아이의 부모를 찾아 눈 내리는 도쿄 거리를 동분서주 한다는 것이 기둥줄거리로 곤 사토시 감독의 세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그는 “감독이 의도한 대로 관객이 반응을 보일 때 기분이 좋다”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도쿄 갓파더스’를 보고 난 뒤 관객의 얼굴이 희망으로 밝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곤 사토시 감독은 실사에 가까운 서사적인 작품을 통해 현실과 환상, 허구와 실제를 넘나드는 새로운 애니메이션의 세계를 창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차이에 대해 “사진과 그림의 차이와 비슷한 것”이라고 비유를 하며 애니메이션의 강점으로 “감독이 의도한 바를 정교한 기획을 통해 정확하게 관객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점”을 꼽았다.
63년 홋카이도 출신인 그는 무사시노 대학의 시각디자인과에 재학중 82년부터 ‘영매거진’이란 만화잡지를 통해 만화가로 먼저 출발, 대학졸업 후 첫 단행본 ‘해귀선’을 발표함과 동시에 ‘노인Z’라는 애니메이션에서 미술 설정을 담당하면서 애니메이션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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