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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부동화 심화…초단기예금 금리 年3%대 추락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5 11:38

수정 2014.11.07 15:41


은행 예금금리가 바닥을 모르고 내려가고 있다.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는 고사하고 이젠 3%대 중반까지 내려앉았다.

1개월 미만의 초단기예금 금리는 마지노선인 3%대가 무너졌다. 예금금리의 인하는 시중자금의 부동화현상을 부추겨 뭉칫돈들이 단기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속속 유입되고 있다.

◇예금금리 인하 러시=신한은행은 5일 오는 9일부터 현행 연 3.8%인 1년만기 정기예금 고시금리를 연 3.60%로 0.2%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6개월 만기 예금금리는 연 3.5%에서 연 3.3%로 내릴 방침이다.


정기적금 역시 1년만기의 경우 연 4.0%에서 연 3.8%로, 6개월 만기는 연 3.6%에서 3.4%, 3년만기도 연 4.5%에서 연 4.3%로 각각 인하키로 했다.

주택청약부금은 3년만기는 연 4.8%에서 연 4.3%, 5년만기는 연 5.0%에서 연 4.5%로 0.5%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특히 1개월 만기의 초단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1%에서 연 2.8%로 내리기로 해 마지노선인 3.0%대가 무너졌다.

시중 실세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적정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의 차익)을 확보할 수 없어 인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은행측의 설명이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조흥은행도 지난달에 이어 추가로 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다.

외환은행도 곧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아직 확정은 안됐지만 현재 상황을 주시하면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며 “부처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지난 5월부터 예금금리를 내렸고 조흥·제일은행이 지난달 한 차례 금리를 내린 바 있다.

◇시중자금 부동화 부추겨=예금금리가 계속 내려가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한 뭉칫돈들이 단기투자상품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실세금리 마이너스 시대로 은행에 돈을 맡겨봐야 손해만 보고있고 부동산과 주식시장 역시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현재 머니마켓펀드(MMF) 잔액은 모두 13조3629억원으로 6월(11조8349억원)보다 12.9%(1조5280억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별로 보면 조흥은행이 7월 말 현재 잔액이 1조7333억원으로 전달보다 14.3%가 증가했고 국민은행도 9.9%가 늘었다. 이외에 우리은행은 8.3%, 외환은행도 2.6%가 증가했다. 그러나 신한은행과 한미·하나은행 등은 각각 4.6%, 5.5%, 1.9%씩 감소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8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월 말 현재 182조6429억원으로 지난 6월말보다 0.05%(9463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MMF는 투신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1년 미만의 기업어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 그 수익을 고객들에게 되돌려 주는 상품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맡겨봐야 손해만 나고 그렇다고 부동산이나 주식시장도 침체된 상태여서 마땅한 투자처를 못찾고 있는 듯하다”며 “그래서 짧은 시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MMF 등에 많이 몰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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