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간접광고와 기업 이미지/유인호기자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6 11:38

수정 2014.11.07 15:39


최근 한 제약업체의 이미지 광고를 둘러싸고 간접광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광고에 대해 일각에서 ‘암시적 방법에 의한 발기부전치료제 광고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광고는 광고대행사인 웰콤이 제작한 한국바이엘의 기업이미지 광고. 지난달 하순부터 주먹을 움켜쥔 채 치켜든 남자 팔뚝 사진에 ‘대한민국 중년들이여, 단단함을 지키자!’라는 제목이 달린 기업이미지 광고를 주요 신문에 약 1주일간 게재했다. 광고에는 ‘단단한 몸과 마음으로 중년의 행복을 위하여! 바이엘이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바이엘의 회사 로고와 함께 실려 있으나 특정 제품명은 들어 있지 않았다.

그러나 이 광고가 바이엘의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를 연상시키는 암시적 간접광고로 해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 한국제약협회 등 일각에서 나오면서부터 간접광고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주먹을 움켜쥔 남성의 팔뚝은 ‘레비트라’를 홍보하면서 사용해 온 상징이며, 다른 제품에 비해 발기의 강직도 면에서 뛰어나다는 실험결과를 강조하면서 ‘단단함’이라는 단어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는 것이다.


광고를 만들 때 광고주의 주력 신제품인 발기부전치료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관련 법상 드러내놓고 광고를 할 수 없는 만큼 기업이미지 광고를 통해 제품을 연상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 있다. 결국 식약청이 해당 광고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옴에 따라 광고를 중단했다.

광고대행사인 웰콤이나 광고주 한국바이엘은 여론의 주목을 받은 만큼 효과는 본 셈이다. 그렇지만 이들 업체 모두 잊은 게 있다.
땅에 떨어진 기업이미지나 신뢰도는 간과했다. 광고는 그 기업이나 상품을 나타내는 얼굴이다.
양사 모두 자기 얼굴에 먹칠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yi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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