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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모멘텀 ‘이상신호’…IT기업 중심 이익전망 하향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8 11:38

수정 2014.11.07 15:37


그동안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버팀목으로 작용했던 기업들의 실적모멘텀이 점차 퇴색될 것으로 보여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미 기업 모두 향후 이익전망치에 대한 하향조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터라 심리적 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한·미기업 이익모멘텀 둔화 시그널=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증가율 전망치가 하반기로 갈수록 크게 약화되고 있다. 기업 실적조사 기관인 톰슨퍼스트콜에 따르면 S&P500기업의 분기별 EPS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2·4분기 25.9%에서 3·4분기 14.7%, 4·4분기 15.6%로 이익성장성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

올 연초만해도 2·4분기 13.6%, 3·4분기 14.0%, 4·4분기 14.2%로 추정돼 연말로 접어들수록 EPS 증가율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됐지만 7개월이 지난 현재 이러한 전망은 완전히 뒤바꼈다.


특히 정보기술(IT)기업에 대한 이익전망 하향이 눈에 띄고 있다. 기술주들의 EPS 증가율 예상치는 2·4분기에서 4·4분기까지 66%, 35%, 20%로 줄어들고 있어 이익모멘텀 둔화가 뚜렷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이중 4·4분기 EPS 증가율은 올 1월에 26%까지 예상됐던 점을 감안하면 하향 폭이 두드러진다.

국내 대형주에 대한 전망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조사에 의하면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삼성SDI 등 국내 대형 IT주들의 3·4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컨센서스가 7월기준 4조8900억원에서 이달 현재 4조7500억원으로 감소한데 이어 같은 기간 4·4분기 이익전망 역시 4조3600억원에서 4조3500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증시에서 기업들의 실적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시간이 지날수록 뒷걸음질 하고 있는 셈이다.

◇에너지, 소재업종이 대피처=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이익전망치에 대한 조정 마무리와 함께 상향 추세로 진입하는 시점까지는 보수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조언한다. 그러나 섹터기준으로 에너지와 소재(석유화학, 철강 등)는 이익모멘텀이 살아있어 차별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한요섭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미국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고려해보면 내년 상반기 정도에나 이익증가율이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섹터별로는 IT와 경기 관련 소비재, 필수소비재 쪽의 실적이 하향 조정되고 있는 반면, 에너지와 소재는 분기초에 비해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제는 이익의 절대치가 아니라 이익의 전망치가 샹항추세로 진입하는가가 중요해졌다”면서 “당분간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에너지, 소재쪽으로 관심을 좁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S&P500내 에너지업종의 3·4분기 EPS 증가율(전년 동기대비)은 7월초까지만해도 16%로 예상됐으나 7월30일에는 22%로 대폭 높아졌으며 소재 또한 같은 기간 61%에서 67%로 상향 조정됐다.

/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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