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1만달러시대에…이젠 국내입양 촉진해야죠”…배달효성·김효정 남매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8 11:38

수정 2014.11.07 15:37


지난 4∼8일 서울 장충동 소피텔 엠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제3차 세계한인입양인대회에 참가한 배달효성씨(34·사진 오른쪽)와 김효정씨(33). 친남매 사이인 두 사람은 대전에서 태어나 다섯살과 네살 때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해외입양됐다.

이들의 미국명은 조너선 바이돌과 모린 바이돌. 그러나 조너선은 자라면서 ‘배달민족’에서 ‘배달’을 따다 성을 만들어 한국이름을 지었고, 모린은 입양 당시 성을 그대로 사용해 이름을 만들었다.

“남매가 함께 입양됐기 때문에 홀로 이국땅으로 떠난 입양인 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하지만 미시간주 홀랜드는 백인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인종차별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심했다.”

그래서 효정씨는 이제 해외입양만은 막아야겠다는 생각에 해외입양 반대운동을 펼치는 단체인 입양인연대(ASK)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배달씨는 뉴욕 입양인 모임인 AKA(Also-Know-As)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남매는 미시건주립대 역사학과와 미국문화학과를 각각 졸업한 뒤 배달씨는 뉴욕의 한 초등학교에서 입양 한인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효정씨는 지난 2000년 서강대 한국어과정을 밟기 위해 방한했다가 아예 한국에 눌러앉았다.


효정씨는 “한국이 개인소득 1만달러 시대를 맞았는데 해외로 아이들을 입양시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해외입양인들이 정체성 때문에 얼마나 큰 혼란을 느끼며 성장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젠 경제수준에 걸맞게 국내 입양을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효정씨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힘을 쏟고 있다. 국내 청소년 성교육과 함께 미혼모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입양의 부작용 등을 알리려고 강연 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배달씨는 “다섯살 때 미국에 건너가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언어문제였다. 입양 한인들의 고충이 바로 언어이기에 기꺼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며 “입양인들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대안교육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효정 남매는 또 “오랫동안 친부모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꼭 부모님을 찾고 싶다”고 호소했다.

/ jsm5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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