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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어린이 늘어난다…불황에 생계유지때문

김종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09 11:39

수정 2014.11.07 15:32


신용불량자가 400만명을 넘어서고 가정붕괴가 잇따르면서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취업 일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이들은 가짜 신분증을 사용해 일자리를 얻었기 때문에 업주로부터 임금착취를 당해도 마땅히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등 사회문제가 되고 있어 정부의 대책이 요구된다.

9일 노동부와 관련기관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 신촌, 강남역, 신천역, 홍대역 일대를 중심으로 속칭 길거리 모집원(속칭 삐끼)들이 13세 미만의 유청소년들로 구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가짜 성인 증명서로 어른 행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13세 미만의 아동들이 취업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린이들이 생계유지형 취업에 나서고 있다”며 “불법적인 행위가 지속될 경우 정부의 인내를 시험하는 것으로 간주해 강력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홍대역에서 4개월째 길거리 모집원 생활을 하고 있는 A군은 “아버지가 부도를 맞은 이후 어머니까지 몸이 아파 누웠기 때문에 (돈벌이를 위해) 나왔다”고 직선적으로 말하며 “공부하고 싶다”고 울먹였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노동운동과 분배정책에만 국한해 행동 및 정책을 편 것이 사실”이며 “전면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역 주변의 경우 경기도 과천에 있는 정부청사 소속 공무원들과 언론인 등이 주로 �h는 주류업계가 밀집된 곳이어서 실지 조사가 들어갈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도 부평에서 B외국계 외식업계에서 근무하는 H군은 “먹고 사는데 급급하지 않고 편안하게 공부거나 가족간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그동안 불합리한 노동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근로감독를 펼쳐왔으나 경기 침체로 인한 일선 취업현장의 부조리한 현상을 현장에서 단속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 jongilk@fnnews.com 김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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