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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세상을 바꾼다-NATE]네이트온+싸이월드로 ‘닷컴 빅3’ 도약


지난 6월 국내 인터넷업계에는 의미있는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네이트닷컴이 페이지뷰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페이지뷰란 인터넷 이용자가 특정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총 횟수로, 웹사이트의 인기도 측정 지표로 쓰인다.

당시 인터넷조사업체인 메트릭스는 네이트닷컴이 6월 한달동안 38억1700만건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고 밝혔다. 닷컴 업계는 이를 인터넷 지형이 바뀌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였다.

네이트닷컴은 단숨에 NHN·다음과 함께 국내 인터넷 3인방으로 도약했다. 일등 공신은 싸이월드. 네이트닷컴은 ‘미니홈피’로 유명세를 탄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가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유무선 통합 포털로 차별화=지난 2002년 11월 출범한 네이트닷컴은 지난해 PC통신(넷츠고)과 대형 포털(라이코스)서비스를 제공하며, 포털시장에 진입했다.

모회사인 SK텔레콤과의 유기적인 사업 진행을 통해 유·무선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핵심은 CAS(Context Aware Service: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이트닷컴 관계자는 “통합 커뮤니케이터인 ‘네이트온’과 커뮤니티사이트인 ‘싸이월드’와의 합병도 CAS의 일환”이라며 “유무선 연동메신저인 네이트온과 싸이월드라는 커뮤니케이션&커뮤니티 부문의 주요 서비스가 결합,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PC통신 넷츠고를 운영하던 SK그룹이 지난 2002년 라이코스코리아를 인수해 몸집을 키울 때만해도, 시장의 반응은 썰렁했다.

SK그룹은 SK텔레콤과 라이코스의 유·무선 연동 서비스를 내세웠지만, 당시 포털업계는 재벌기업이 “헛 돈 쓴다”는 반응이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양강체제를 구축,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싸이월드가 기폭제 역할=지난해 8월 싸이월드를 합병하면서 네이트닷컴은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로 다음 카페나 프리챌 커뮤니티 등 ‘그룹’ 위주로 이뤄지던 인터넷 미디어를 개인 위주로 바꾸는 전기를 만들었다.

가입자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900여만명. 지난해 합병 당시 회원 350만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인터넷 역사를 새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네이트닷컴의 가장 큰 강점은 유·무선연동 서비스다. PC는 물론 개인휴대단말기(PDA), 휴대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속이 가능하다. 네이트온 이용자들은 사무실, 집 등 언제 어디서나 기기의 구애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메신저로 실시간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네이트온은 지난해 초 네이트닷컴이 내놓은 메신저서비스로, 월간 이용자 840만명으로 현재 업계 2위에 랭크했다. 메신저를 통해 문자메시지를 간편하게 보낼 수 있다는 게 네이트온의 특징이다. 여기에 ‘월 100건 무료’라는 마케팅 전략이 더해 기존의 메신저와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블로그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와 네이트온의 연계가 큰 효과를 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싸이월드의 900만명에 달하는 충성도 높은 회원들을 메신저 이용자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기존 네이트온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미니홈피 서비스 이용률을 높이는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시너지강화=네이트닷컴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콘텐츠와 커머스(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사업으로 수익을 높여갈 계획이다.

네이트온, 싸이월드, 게임포털, 검색 서비스 등 4대 사이트를 핵심으로 선정하고 역량을 집중 중이다. 또 4대 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멀티플랫폼 전략에 따라, 각 사이트에 목표을 부여하고, 서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모바일 싸이월드를 비롯해 모바일 네이트온, 모바일 지식뱅크 등 유·무선 연동 서비스의 여세를 몰아, 이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신상품 출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측은 “기존의 경쟁구도에서 파이를 나누는 방식이 아닌, 서비스의 새 장을 여는 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자본과 마케팅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력있는 중소게임 업체들에게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트닷컴은 지난해 8월부터 13개 게임업체와 제휴를 맺고 게임포털 오픈을 준비해왔으며, 시범서비스 기간이었던 지난 3월에는 경품 이벤트 등을 통해 기존 회원들의 단계적인 이전 작업을 했다.


네이트닷컴은 대표적인 기반 서비스인 검색도 단순한 마케팅 경합을 벌이는 구도에서 벗어나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포털 최초로 국내 120여개 무선인터넷 콘텐츠 제공업체의 데이터베이스(DB)를 네이트닷컴 통합 검색서비스를 통해 공개, 휴대폰 관련 서비스에 대한 탐색을 단 한번의 인터넷 검색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가 네이트닷컴의 유·무선 연동 서비스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