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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평등주의 덫에 빠졌다”…좌승희 한경연원장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0 11:39

수정 2014.11.07 15:28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좌승희 원장이 10일 평등 지향의 정치가 경제발전의 장애물이라고 강하게 비판해 관심을 모았다.

좌원장은 이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열린 ‘최근 한국경제 이슈’ 국제회의에 참석, “우리나라는 지금 기본적인 경제원리가 결여된 채 평등주의라는 주술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의도는 좋지만 내용이 없는 경제정책은 모든 국민을 궁지로 몰아갈 수 있다”면서 “한국경제는 이제 위급한 현실상황에 대해 염려할 때”라고 진단했다.

좌원장은 “경제발전은 정치경제 체제 속에 수직적 사다리가 안정되게 놓였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면서“사다리 위쪽에 있는 이들(부자)이 사회에 많은 기여를 했으면 더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다리에서 자신의 위치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소득의 불균형이 반드시 나쁘다고 할 수 없다”며 평등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좌원장은 특히 “평등주의가 점점 더 부각되는 한국사회에서 일반 대중으로부터 튀는 사람은 의심과 배척의 대상이 된다”면서 “그러나 모든 정력을 성장보다 재분배에만 쏟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좌원장은 “시장경제가 우리 인류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데 비해 민주주의는 그 역사가 200년 남짓이고 아직도 많은 시험을 거쳐야 할 시스템”이라며 획일적 평등을 강조하는 정치체제에 대한 경계를 주문했다.


그는 “세상 이치에 맞지 않고 비현실적 이상에 기초한 개혁은 반드시 실패한다”고 덧붙였다.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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