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테크윈,그룹주력사 뜬다…‘防産’이미지 탈피 광디지털 사업 강화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1 11:44

수정 2014.11.07 15:26


‘삼성테크윈이 방위산업체의 이미지를 벗고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거듭날 수 있을까.’

삼성그룹이 최근 반도체와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에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선정한 연료전지의 사업권을 삼성전자 대신 삼성테크윈에 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테크윈의 변신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이에 앞서 지난 2001년에도 삼성전기 등 형제회사들의 반발에도 불구, 그룹의 지원을 등을 업고 카메라폰 모듈 사업에 진출했었다.

이처럼 그룹이 삼성테크윈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삼성테크윈이 차별화되는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테크윈은 지난 77년 항공기 엔진사업을 시작으로 정밀기계, 항법장치 등에 있어서 독보적인 노하우를 갖고 있다. 방위 산업체의 특성상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은 결과다.

카메라 등 광학분야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는 지난 95년 독일의 카메라 전문업체인 롤라이를 인수한 것이 밑바탕이 됐다. 결국 연료전지 사업과 카메라폰 모듈사업을 삼성테크윈이 담당하게 된 배경에는 그만큼 그룹의 믿음과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그룹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으면서 기업내부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회사의 한 임원은 “사업부별로 내부경쟁이 가열되기 시작했다”며 “사내 회의도 많아지고 그룹 고위층의 주문사항들이 자주 하달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최근 이건희 회장이 회사를 직접 겨냥한 경고 메시지가 직격탄이 됐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최근 삼성테크윈을 방문해 “무사안일 주의를 격파하라”는 불호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보이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문제는 수종사업인 광디지털 부문이 부진하다는 것이다. 삼성테크윈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9125억원, 영업이익은 6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3.8%, 22.7%의 신장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카메라폰 모듈 등 ‘믿었던’ 광디지털 부문의 실적은 당초 예상에 못 미치는 20∼30%대의 성장에 머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유일한 고객인 삼성전자가 카메라폰 모듈 납품선을 다양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200만화소 이상의 고기능 제품은 일본산을,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삼성전기 등 제 3업체의 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삼성테크윈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동종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메라폰의 세계적인 추세가 CMOS(상보성반도체 화합물)방식으로 급선회하고 있는데 삼성테크윈은 CCD(고체촬상소자)에 집착하는 바람에 시장의 주도권을 빼겼다”고 설명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전자산업의 흐름을 �v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외국계 전자업체의 한 전문가는 “삼성테크윈은 포트폴리오가 매우 우수하고 저력은 충분하지만, 방위산업체의 보수성과 폐쇄성을 아직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며 “방산업체에서 첨단 에너지�^하이테크회사로의 변신은 기업내부의 변화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 namu@fnnews.com 홍순재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