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유가공업체 ‘우유값 딜레마’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2 11:45

수정 2014.11.07 15:24


우유 소비자 가격 인상을 놓고 유가공 업체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가뜩이나 우유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을 올릴 경우 소비가 더 줄어들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낙농가들의 납품 가격 인상 부담을 떠안아야 할 처지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유가공 업체들은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지, 아니면 그대로 유지할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소비자 가격 인상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검토한 적은 없지만 원유가가 대폭 오를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우유 소비자 가격 인상이 소비자 물가에 미칠 영향과 원가 및 비용 절감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해 13일 이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반면, 매일유업은 소비자 가격 인상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업체는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 오히려 소비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통상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우유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원가가 인상되더라도 우유 소비자가는 인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런 가운데 낙농진흥회는 소비자 가격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원유 납품가 인상폭을 놓고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유가공업체들과 낙농가들의 입장차를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낙농가는 사료값 인상 등을 이유로 원유가 31%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유가공업체들은 소비감소 등을 이유로 6% 정도의 인상안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중재역할에 나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가격인상으로 인한 소비감소 효과가 최소화되는 선에서 낙농가와 유업체가 인상액을 자율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박해상 농림부 차관보는 지난 11일 정례브리핑에서 “98년 이후 동결됐던 원유(原乳)값의 인상 요구가 높다”며 “원유가격 인상폭은 6∼10%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차관보의 말대로 원유값이 오르게 되면 우유 소매가격도 15∼20% 정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현재 400원 하는 200㎖ 흰우유는 최대 460원까지 오를 전망이다.

/ yih@fnnews.com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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