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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랠리 재연되나…바이코리아·저금리·부동자금 급증…작년 5월과 닮은꼴

함종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2 11:45

수정 2014.11.07 15:23


현 장세 흐름이 대세 상승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던 지난해 5월장과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인 황소군단의 ‘바이 코리아’ 가동, 저금리 기조, 막대한 시중 부동자금,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 움직임 등이 주요 닮은꼴이다. 대외 악재로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한 직후라는 점과 거래 대금이 바닥을 찍고 증가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이는 점도 엇비슷하다.

전문가들은 본격 상승 추세 진입 여부 판단을 위해선 미국 경기 호전 및 거래대금 증가 등 확인해야 할 변수가 적지 않지만 최근 감지되고 있는 증시 내외의 변화 조짐을 감안할 때 외국인매수세→대형 블루칩 강세→지수 상승→부동자금 증시 유입→지수 추가 상승 이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비슷한 상황 전개=지난해 당시 내수침체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카드채, 북핵, 사스 등의 악재가 불거지며 종합주가지수는 737포인트(2002년 12월3일)에서 512포인트(2003년 3월17일)까지 225포인트나 하락했다.

올해도 역시 경기침체 우려 속에 고유가, 중국 긴축, 미국 금리인상 등의 부담으로 지수가 939(4월23일)에서 713(8월4일)으로 지난해와 똑같이 225포인트 내렸다.


당시 증권가에선 500선 붕괴 우려가 지배적이었고 올해는 700선이 깨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매수 주체 실종 및 시장 체력 고갈 속에 프로그램매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비실비실 장세가 전개됐었던 것도 당시나 지금이나 똑같다. 약세장 속 농심, 한국타이어, 한진중공업, 한진해운 등의 실적주들이 틈새시장을 형성,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13일 콜금리가 4.2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하된 점이나 11일 콜금리가 3.75%에서 3.50%로 낮아진 상황도 비슷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국고채금리가 각각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는 완연한 저금리 기조가 펼져진 것이다. 갈 곳 잃은 시중 부동자금 문제가 대두된 점과 경기 및 주식시장 부양을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논의가 활발해진 점도 동일하다.

◇외국인 황소군단 주목=이런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것은 외국인 황소군단의 움직임이다. 지난해 당시 부정적인 경기 및 증시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상황에서 외국인들은 소리 소문없이 ‘바이 코리아’를 단행했고 5월28일부터 6월20일까지 17거래일 연속 순매수라는 전무후무한 진군을 계속했다. 630선이 강력한 저항선이라 외쳤던 국내 분석가들을 쑥스럽게 만들며 지수는 이후 930선까지 내리 치달았다.


지금도 비슷하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6일까지 8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고 저항선이라 여겨졌던 750선과 760선은 차례로 허물어졌다.


이윤학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 부장은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 속도보다 주가가 훨씬 빠르게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면서 “다만 한국 경제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미국경제에서 뚜렷한 회복신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과 국내 정보기술(IT) 업종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고쳐쓰고 있는 점 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대금 증가 여부 등을 조금 더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 jsham@fnnews.com 함종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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