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묶여 음식점 신축 불가능 (미리가본 팔당대교 주변 국도개설 현장, 위치도, 사진 있음)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팔당대교와 배알미동 팔당댐을 연결하는 45번 국도가 오는 10월 1일 개통을 앞두고 있어 이 지역 부동산시장이 재편되고 있다.
도로 개통으로 새로운 길이 생기는 팔당댐 인근 배알미동은 적잖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새 도로와 연결점에 위치한 팔당대교 인근 창우동은 오히려 카페와 음식점 등의 상권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미사리 카페 촌과 이어지는 창우동은 그동안 미사리 강변도로의 종착점 역할을 하면서 상권이 유지됐지만 도로 개통으로 ‘지나치는 곳’이 되면 예전의 흡입력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팔당대교 인근 창우동과 더불어 도로 개통으로 미사리 카페 촌도 영업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주말의 극심한 정체가 양평과 가평·춘천으로 가는 행락객들의 발길을 미사리 카페 촌으로 돌리게 만들었지만 교통여건이 좋아지면 창우동과 마찬가지로 ‘지나치는 곳’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팔당댐 인근 땅 새롭게 주목=팔당대교와 팔당댐을 연결하는 45번 국도 개통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곳은 강일 IC에서 팔당대교까지 이어지는 미사리 카페 촌과 팔당대교 인근 창우동, 팔당댐 인근 배알미동 등 크게 3곳이다. 도로개통의 가장 큰 수혜지역은 없던 길이 생기는 배알미동이다.
그동안 배알미동을 가기 위해서는 팔당대교를 건너 남양주측 강변길을 타고, 다시 팔당댐을 통해 건너오거나 광주시에서 팔당호변 45번 국도를 이용해야 갈 수 있었다. 이번 도로 개통으로 우회하지 않고 단번에 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노려볼 만한 부동산은 많지 않다. 상당수가 그린벨트나 수변경관지구로 묶여 음식점 신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길과 맞닿은 그린벨트는 평당 150만∼2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거래가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현지 한라공인 함영래사장은 “배알미동에서 길과 접해있는 그린벨트내 농지는 평당 150만∼200만원, 집지을 수 있는 농지는 평당 200만∼300만원, 현재 집이 있는 곳은 400만원∼5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찾는 사람도 없고 팔려는 사람도 없어 정확한 거래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배알미동과 접해 있는 경기 광주시 이석리와 삼성리도 주목받고 있다.
미사리 카페촌변에 있는 한길부동산 문동진 사장은 “광주시 이석리와 삼성리는 팔당호를 끼고 있어 경치만 놓고 본다면 미사리 카페촌보다 더 낫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들 지역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팔당대교 인근 창우동은 울쌍=도로 개통으로 큰 타격이 예상되는 곳이 바로 팔당대교 인근 창우동이다.
창우동내 음식점들은 지난 95년 팔당대교가 생기고 나서 상당수 행락객들을 양평과 가평·춘천에 빼기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 이번 도로 개통으로 창우동 상권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와 함께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팔당대교에서 하류쪽 50여�V떨어진 곳에 신팔당대교를 오는 2011년까지 건설할 예정이어서 향후 전망은 더욱 어둡다.
실제로 팔당대교를 두고 하남시와 마주보고 있는 경기 남양주 와부읍 팔당리의 강변 음식점들도 지난 98년 팔당대교∼양평간 국도 6호선 4차선 도로가 개통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었고 그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창우동 음식점 가격은 건물을 제외한 땅값만으로 계산, 평당 400만∼5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그린벨트가 풀리지 않는 곳은 이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낮다. 최근 이면도로 변 카페 하나가 평당 450만원에 거래됐다.
하남시 신장동 한양부동산 방원균 대표는 “도로 개통이 되면 영업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 창우동 음식점 주인들이 대거 가계를 내놓았지만 매수자가 전혀 없다”며 “지인 중 한명이 강변이 보이는 산언덕에 위치한 토지 300평을 평당 500만원에 내놓았는데 몇 달째 문의조차 없다”고 말했다.
◇미사리 카페 촌도 안절부절=45번 연결국도 개통으로 미사리 카페 촌 상권에도 악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교통이 좋아지면 좋아질수록 양평과 가평·춘천으로 빠져나가는 행락객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내년 7월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서울 강일∼경기 하남간 강변도로 6차선 확장 공사’에 대해 미사리 카페 촌 주인들이 우려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남시청 권문화 공보팀장은 “도로개통으로 미사리 카페 촌도 ‘지나치는 곳’이 될 가능성이 커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다.
한길부동산 문동진 사장은 “미사리 카페 촌은 지방 사람들도 잘 알 정도로 고유의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며 “오히려 미사리 카페 촌 강변길이 상습정체 구간이라는 악명에서 벗어날 수 있어 영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여건 개선과 상관없이 미사리 카페 촌은 극심한 불황에 직면해 있다. 경기부진으로 수지타산을 맞출 수 없자 여러곳에서 주인이 바뀌었고 카페 촌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중국집과 횟집 등 신종업종이 들어서고 있다.
미사리 카페 촌의 땅값은 평당 500만∼700만원 선이다.
그린벨트가 풀리지 않은 곳은 창우동과 마찬가지로 평당 100만∼200만원 정도 낮다.건물 값은 치지 않는다.
미사리 카페를 전문적으로 거래하는 미래도래컨설팅 김성호 실장은 “매물을 찾는 사람들이 간혹 있지만 시세대로 사면 투자비용 대비 수익이 나오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하남시가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여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내야돼 선뜻 팔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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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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