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박근혜대표,김대중 前대통령 예방]“유신시절 고초에 죄송”

서지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2 11:45

수정 2014.11.07 15:22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아버지 시절 여러가지로 피해를 입으시고 고생한 데 대해 딸로서 사과말씀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대표는 이날 오전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김 전 대통령을 방문, 비공개로 면담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김 전 대통령측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박대표가 이날 선친을 대신해 김 전 대통령에게 사과한 것은 조만간 박대표가 ‘유신독재’ 과오에 대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과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은 “과거에 대해 그렇게 말해주니 감사하다”면서 “정치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인데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준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밝혔다고 최비서관은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박대표를 향해 정치적 역할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대감도 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박대표에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얘기가 되는 사람”이라면서 “박대표가 (지난 2002년) 북한에 다녀온 것은 잘한 일이며 기회가 있으면 또 가라”며 방북을 권유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은 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김 전 대통령은 “경제를 살리는데 노력해 달라. 국민과 기업들이 경제에 희망을 갖고 있지 않은데 기업이 외국에 안나가고 국내에서 안심하고 투자하고 국민들도 물건을 사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박대표가 경제인을 만나 국민 심리를 안심하게 해달라. 제1야당이 안을 내고 여당과 정부와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국민도 지지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나는 동서화합을 위해 노력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다”면서 “내가 못한 일을 박대표가 해달라. 박대표가 제일 적임자”라면서 지역갈등과 국민화합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 sm92@fnnews.com 서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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