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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KDI 경기부양 놓고 설전]KDI,재정확대 신중하게·우리당,당장 대책 있나

서지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2 11:45

수정 2014.11.07 15:22


열린우리당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부양책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KDI는 12일 열린우리당과의 경제정책간담회에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대해 “물가 부담을 감안해 재정지출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KDI는 또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대를 위해 정책 불확실성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주로 중장기 대책을 제시하는데 치중했다.

이같은 보고가 끝나자 우리당 의원들은 경기부양책 제시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KDI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KDI 원장 출신인 강봉균 의원은 “우리는 어려운 경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답을 얻고 싶어서 왔는데 KDI가 상당히 인색한 것 같다”며 “내수를 살리기 위한 정부 지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KDI가) 한마디도 안했다”고 따졌다.

강의원은 “이런 경제불황이 1년 이상 지속되면 정치적으로 견디기 힘든 위험한 상황”이라면서 “1년 내지 1년반 안에 효과가 나는 거시정책 수단이 없다면 국민이 실망하는데 KDI는 지난해부터 중장기적 대책만을 이야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제창 의원도 “단기적 경기부양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은 우리당과 반대된 입장인 것 같다”며 “KDI의 반대 근거도 모호하다”고 가세했다.

이종걸 의원은 “경제에서 중장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할 말이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단기적 경기부양에 신중해야 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희선 의원은 최근 좌승희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이 KDI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평등주의라는 정치논리의 덫에 걸려 정체성을 잃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KDI의 주요업무는 정부 정책홍보가 아니냐”라고 KDI측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KDI 조동철 박사는 “현재 경제 상황이 정말 대규모 부양책을 요구하느냐는 질문이 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내수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잠재 성장률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반드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조박사는 또 “개혁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 불확실성이 있다면 그런 것을 없애는 게 필요하다”며 “예를 들어 부동산 보유세 강화는 국민 대부분이 찬성하지만 얼마나 세금을 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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