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동화’ 중동 안방극장 상륙…이집트 국영TV ‘ERTU’ 방송 돌입

장재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5 11:45

수정 2014.11.07 15:18


한국 TV 드라마가 중동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 14일 이집트에서 방영됐다.

이집트 국영 방송인 ERTU는 이날 저녁 9시10분부터 1시간 동안 채널2를 통해 KBS의 인기 드라마 ‘가을동화’ 1회분을 방영했다.

ERTU는 ‘가을동화’ 18회분을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같은 시간대에 방영할 계획이다.

ERTU는 가을동화 18회분 방영을 마친 뒤 ‘겨울연가’ 20회분도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방영키로 했다.

한국 TV드라마가 이집트 방송 전파를 처음으로 탄 날 교민들은 TV 앞에 모여앉아 모처럼 고국의 정서를 느끼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카이로 정착 20년째인 교민 김복순씨(43)는 “이집트 땅에서 고국 드라마를 보고 가슴이 뭉클해지며 눈물까지 흘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동안 일본 TV프로그램 ‘오싱’이 이집트 TV에서 절찬리에 방영됐지만 우리는 변변한 문화상품 하나 소개하지 못해 답답했다”며 “앞으도 더많은 문화상품을 이들에게 소개해 문화적 거리를 좁혀주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집트 중견기자 아흐마드 샤즐리(51)는 신문과 TV에서 광고를 보고 방영을 고대해왔다며 “등장 인물이 모두 동양인인 드라마를 본 것은 난생 처음이지만 소재가 생소하지 않아 회수가 지날수록 이해가 쉬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면 대사급 수교 10주년을 맞는 양국이 방송물과 영화 등 문화상품 교류를 늘려 민간차원의 이해를 심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RTU의 파티마 카사바니 국장은 “가족관계를 둘러싼 희로애락은 전세계 모든 사회가 공통적으로 갖는 주제”라며 “시나리오가 재미있고 흥미진진해 시청률이 높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RTU는 중동·아프리카 최대 TV 방송국이며 한국 드라마를 방영하는 채널 2는 지상파와 위성방송을 통해 중동 전역을 가시청권에 두고 있다.

더욱이 아랍어 자막 처리된 ‘가을동화’를 이라크에서도 볼 수 있게 돼 이라크 국민들이 한국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집트에 이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영 아부다비 TV도 연내 ‘겨울연가’와 ‘가을동화’를 방영할 계획이다.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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