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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인하…시중자금 대이동]자금 해외이탈 확산…외국 국공채등 투자 늘어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5 11:45

수정 2014.11.07 15:17


정부의 콜금리 인하로 은행 예금 금리는 바닥이고 증시와 채권시장도 여의치 않자 해외투자를 노리는 자금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예전 같으면 부동자금이 채권과 주식시장을 넘나들었지만 깊어가는 경기침체로 앞날이 불투명해지면서 채권�^증시간 순환흐름이 깨졌다. 이에따라 자금의 해외이탈 기류가 심상치 않다.

실제 지난 6월 자본유출 초과액이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인 22억2000만달러로 집계되는 등 특히 은행권에선 해외 주요 나라의 국공채나 증시에 투자하는 상품이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이같은 현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국내 정기적금 금리가 사상 처음 3%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운용에 따라 6%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집중 부각,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고 있다.

또 콜금리 인하로 다른 나라들과의 금리차가 더욱 벌어진 탓에 자금의 해외이탈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최근 전문가들의 예상을 물리치고 금리를 0.25%포인트 올려 향후 금리인상 기조를 뚜렷이 내비쳤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세계적인 금리 인상 분위기와는 달리 금리가 떨어지면 환율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은 탄탄하게 가져갈 수 있는 반면 고금리를 쫓아가는 자금유출은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가 심화되면서 해외 부동산을 기웃거리는 자금도 크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데다 부동산 관련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는 탓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해 해외로 빼돌린 불법 자금 규모만도 72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직까진 자본 탈출이라고 단정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처럼 계속 해외 투자가 늘어날 경우 국내 성장 잠재력을 악화시켜 통제불능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거주자 외화예금, 해외채권, 해외부동산 등으로 국내 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가 가속화될 경우 국내 금융시장은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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