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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이자율 추월…7월 실질금리 마이너스 0.6% 예상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5 11:45

수정 2014.11.07 15:17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금금리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세금을 빼더라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다는 의미로 마땅한 대안 투자처를 찾기 어려운 연금·이자소득자나 퇴직한 고령자들이 입는 직접적 타격이 매우 커 세율조정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15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을 고비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정기예금을 포함해 일반 예금금리를 총칭하는 저축성 수신금리(금융채 포함)를 추월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재경부는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수신금리 추이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에서 저축성 수신금리를 뺀 실질금리(이자소득세율 16.5%를 감안하지 않은 실질금리)가 올 1월 0.75%, 2월 0.72%, 3월 0.8%, 4월 0.6%, 5월 0.52%, 6월 0.23%로 떨어지다가 7월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했다.

월별로 물가상승률이 수신금리를 웃돈 것은 한국은행이 가중평균 금리를 산정하기 시작한 지난 96년 이후 2003년 3월(-0.2%)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이번에는 고물가와 초저금리라는 추세적인 흐름에 따른 것이어서 사실상 첫 역전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로 전월보다 0.8%포인트 올랐지만 저축성 수신금리는 전월과 같은 3.8% 수준을 유지,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이 약 0.6%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정부와 금융계는 예상했다.


8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역시 장마, 폭염에 따른 작황부진과 교통요금 인상에 힘입어 4%를 넘을 가능성이 높지만 수신금리는 콜금리 인하 영향으로 3.8%선 붕괴가 확실시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9월 이후에도 고유가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3%대 후반을 유지하는 반면 수신금리는 시중은행들의 금리인하 러시로 3.6%선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 한해를 기준으로 보면 물가상승률과 수신금리가 거의 같아져 연간 실질금리가 제로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연간 실질금리는 지난 96년 5.89%, 97년 6.92%, 98년 5.8%, 99년 6.1%, 2000년 4.71%, 2001년 1.33%, 2002년 2.03%, 2003년 0.55%로 이어져 왔다.

특히 이자소득세(16.5%)를 감안한 엄밀한 의미의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폭이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 임병준 연구위원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이 크면 이자소득에 의존하거나 퇴직을 앞둔 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소비가 급감할 우려가 있다”며 “비과세 연금이나 복지혜택을 확대하고 세제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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