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이슈&이슈-불황기 투자 이렇게]도심보다 택지개발지역 근린상권 노려라

이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6 11:45

수정 2014.11.07 15:16




‘길을 잃은’ 단기 부동자금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자금은 부동산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지만 지난해 ‘10·2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하락, 오피스텔 공급 과잉은 물론 내수시장 침체로 부동산 시장도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시세차익을 쫓는투기적인 ‘묻지마 투자’는 큰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불황기때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성공할 수 있는 ‘부동산 종류별 투자법과 투자 유의점’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은행이자보다 높은 임대수입을 얻을 수 있는 점이 상가투자의 매력이다.
그러나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기존 상가의 운영이 어려워 예상했던 임대수입을 올리지 못하거나 심지어 장기간 공실로 이어져 임대수입은커녕 관리비 부담도 버거운 경우가 다반사다. 여기에 상가 투자 열기에 편승해 단기간에 상가물량이 과잉공급됨으로서 임대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심지어 지방에선 ‘임대료 없는 점포’까지 등장했다. 테마상가의 분양은 거의 끊긴 상태이며 택지개발지구내 근린상가도 미분양이 심화되고 있다. 다만 일부 아파트 단지내 상가는 경쟁률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율이 치솟고 있다. 따라서 지나친 경쟁으로 적정수익률조차 올리기 어려운 사례도 부지기수다.

상가는 경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부동산 상품이며 투자시 고려해야 할 사항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초보자에게 권장하는 아파트단지내 상가도 투자때 짚어봐야 할 문제가 많다. 또 상가 임대는 관행적으로 따르는 권리금등 스스로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산재해 있다.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가라”는 속담처럼 신중한 태도를 지킬 필요도 있지만 불경기로 상가 매매가와 임대료및 권리금이 많이 떨어져 있는 점을 이용한 역발상도 필요한 시점이다.

불황기의 상가 투자 방법에 대해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007(www.b007.co.kr) 전홍규 이사는 “차입금은 금물이며 보수적으로 접근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전이사는 “어떤 부동산이건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여유자금으로 투자한다는 기본중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임대료로 은행이자를 충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불황기일수록 소유자의 입장에서는 언제 공실이 발생할지 모르고, 세입자의 입장에서는 예상만큼 장사가 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저금리 시대라고 이자를 우습게 볼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 아파트 단지내 상가만 ‘경쟁 치열’=지난 5월 인천 삼산지구내 주공상가가 평당 3576만원에 고가 낙찰 됐다. 낙찰가율은 215%로 기록됐으며 인근 상가는 평당 5085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최근 실시한 경기 수원 오목천동 주공상가 9개 점포 입찰에 15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7.4대 1을 기록했다. 입찰 내정가는 700만∼800만원 수준이었지만 낙찰가는 평당 2000만원 이상에서 결정됐다. 특히 14평짜리 한 점포는 입찰예정가가 1억2500만원의 5배가 넘는 6억8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높은 낙찰가에 분양받아서는 적정수익을 올리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따라서 대안상품을 찾아야하는데 대안상가인 근린상가의 경우도 구입하고도 임대를 놓기 어려운 곳이 많다.인천 삼산지구의 예로 택지개발지구내 상업지역내에는 현재 10여개의 근린상가가 지난 5월부터 분양중에 있지만 분양률이 전체 30% 이하인 상태다.

이미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인근 부천 상동지구에서는 세입자를 찾지 못한 상가가 넘치고 있다. 여기저기 임대를 찾는 포스터들이 널려 있으나 수요자의 발길이 끊긴지 오래라는게 지역부동산업자들의 설명이다.그러나 무조건 피할 일만은 아니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사장은 “상가를 구입할 때는 적정임대수익이 6∼7%대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면서 “일단 아파트단지내 상가의 낙찰가율이 높아지고 있는만큼 수익률 보장이 어려운 만큼 대안적으로 근린상가를 선택해 볼 만하다”고 설명한다. 황사장은 “근린상가의 경우는 대형백화점이나 할인점 입점이 어려운 택지개발지구의 신흥상권을 노려야한다”고 덧붙였다.

◇ 도심상권, 침체 거듭=현재 테마상가나 상가 공급이 많았던 지역의 경우 공실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매매가 되지 않자 교환으로 나오는 물건도 급증하고 있다.

올초 1억2000만원으로 경기 안산의 근린상가 3층, 50평을 분양받은 정담희씨(49세)는 당초 전매가 자유롭고 프리미엄도 상당할 것이란 판단에 무리하게 융자를 동원했다.그러나 프리미엄은 고사하고 완공 후에도 임대가 나가지 않아 관리비만 내야하고, 은행 대출 이자 갚기도 너무 힘들었다.

다행히 크리닉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어 은행대출금 7000만원을 승계하고, 1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소유권을 넘겨줬다. 몇개월 새에 4000만원을 잃은 셈이다. 불황기에 차입을 늘리는 행위는 곧바로 손실을 의미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오피스상권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보증금 5000만원, 월세 380만원으로 고기집을 운영하고 있는 안진환씨는 “주5일제 실시가 구제역보다도 더 무섭다”는 사람이다.

처음 식당을 운영하던 지난해 말부터 매출이 급격히 줄기 시작하더니 주5일제가 실시된 이후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가게를 얻을 때 안씨는 시설비로 1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요즘 안씨는 보증금을 포기하고 1억5000만원에 가게를 내놓았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설상 가상으로 오는 10월부터 월세 40만원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은 상태여서 이도저도 못하는 상태다. 도심상권의 경우 트렌드의 변화로 활기가 떨어지는 만큼 새로운 지역 선택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상가를 통해 임대수익을 올리고자하는 사람이나 생업형으로 활용하고자하는 사람들에게도 적정수익을 얻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상가114의 윤병한사장은 “차별화된 상가와 수요 패턴의 변화를 감안한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윤사장은 “변화라는 트렌드, 즉 웰빙이나 주5일근무제 등을 주목하라”고 설명한다.

◇ 트렌드-웰빙, ‘주 5일 근무제’를 주목하라=주간 5일 근무제의 실시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실제 주요 도심상권은 지난해보다 권리금이 30% 가량 하락했다.직접적으로 오피스상권은 타격을 입고 있으며 반사적으로 주택가 상권이나 인근 휴양지 상권이 부각되고 있다.

시간과 공간의 한광호대표는 “도심상권의 경우 경기 침체로 매출이 더욱 떨어져 권리금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주5일제 시행으로 최대의 수혜를 보는 곳은 공원 인근이나 수도권 휴양지”라고 설명한다.

한 대표는 “도심이나 부도심권은 주5일제의 혜택보다는 경기 침체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반해 공원이나 휴양지는 가족 단위의 외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대형 공원을 끼고 있으면서 아직은 상권이 덜 발달된 곳을선택해 봄 직 하다”고 덧붙였다. 즉 서울 올림픽공원이나 보라매공원,일산 호수공원,분당 중앙공원 등 지역 선택에 있어서는 휴식공간이 많은 지역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5일 근무제와 더불어 주목해야할 부분은 ‘웰빙 트렌드’라고 지적한다.
웰빙이 소비페턴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사진설명

최근 상가시장이 경기불황 여파로 적정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따라서 상가투자는 웰빙과 주 5일근무제 등 달라지는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지역과 상권을 선택해야 한다. 서울 신촌(왼쪽)과 강남 압구정동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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