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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자사주소각 급증…2001년 5600억원서 작년 4兆 육박

신성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6 11:45

수정 2014.11.07 15:15


상장법인들이 기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을 사업투자보다는 주가부양을 위한 자사주 이익소각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2월결산 상장법인들이 24조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 2002년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증권거래소가 지난 2000년 이후 상장법인의 자사주에 대한 이익소각 현황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배당가능이익으로 올들어 자사주 이익소각을 실시한 곳은 지난 13일 현재 19개사로 금액으로는 2조72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개사 2조1296억원에 비해 각각 18.75%, 28.03%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02년 이후 상장법인들의 이익소각 규모는 완연한 증가 추세다. 이는 상장법인들의 순이익 증가세와 맞물려 있다.
지난 2001년 상장법인 전체 소각금액이 5600억원(12건)에 그쳤으나 12월결산법인들의 순이익이 사상최대(24조1791억원, 전년 대비 210.7% 증가)를 기록했던 지난 2002년의 이익소각금액은 2조6182억원(15개사, 순이익의 10.9%)으로 287.17%나 급증했다. 순이익 18조2609억원을 기록했던 2003년에도 소각 규모가 3조8325억원(25개사)으로 전년에 비해 46.3% 증가했다. 전체 순이익의 20.98%에 달한다.

개별기업별로 지난 2000년 이후 이익소각 규모는 삼성전자가 4조336억원에 달한 가운데 SK텔레콤 1조5229억원, KT 1조3567억원, 포스코 1조1101억원, KT&G 2351억원, 현대자동차 2236억원, 기아자동차 2253억원, 대림산업 1862억원 등의 순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국내 주요기업들이 사상 최대의 실적으로 잉여현금이 급증하면서도 적절한 투자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고 주주이익환원 차원의 배당 및 이익소각 등에 대한 활용비중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2001사업연도에 2조6954억원(306개사)이던 12월결산 상장법인 배당금 규모는 지난 2002사업연도에 4조8988억원(354개사)으로 81.74% 증가했고 지난 2003사업연도에도 5조9262억원(377개사)으로 직전 사업연도에 비해 20.97%로 완연한 증가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익소각이 주가부양이란 목적 달성에 효과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 잉여현금 활용 방식이 기업의 향후 성장전략을 위한 투자계획에 비해 주주이익환원쪽에 과도하게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익소각 공시 법인의 지난 2000년 이후 매해 연초대비 연말까지(2004년은 연초∼8월13일)의 평균주가상승률은 18.93%로 KOSPI가 평균 2.10% 하락한 것에 비해 21.03%포인트 초과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기업별로는 대림산업의 주가가 지난 2000년 초부터 지난 13일 현재 245.16% 상승한 것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127.05%, 한국유리공업 155.61% 등을 기록했다.


대우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이 적절한 투자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잉여현금을 배당 및 이익소각 등 주가 부양책에 과도하게 쓰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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