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개성공단서 유물 수천점 출토…南北,두달간 공동 발굴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6 11:45

수정 2014.11.07 15:15


북한 개성공단 부지에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적지와 수천점의 유물이 출토됐다.

한국토지공사는 공사내 토지박물관 주도로 북한 고고학자들과 공동으로 지난 6월부터 2개월 동안 개성공단 1단계 사업지역(100만평)에서 유물 흔적이 있는 12곳, 10만여평에 대한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시기의 유적과 유물이 출토됐다고 16일 밝혔다.

확인된 주요 유적지로는 구석기시대 유물이 출토되는 신생대 제4기층과 신석기시대 유물 산포지(유물이 흩어져 있는 곳) 2곳, 원삼국시대 주거지 1개소, 고려시대 건물지, 다수의 고려·조선시대 토광묘 유적지 등이다.

또 구석기시대 주먹도끼와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 조각, 고려시대 동전(황송통보·1039년)과 유리구슬, 청자 대접, 백자 주접 등 유물 수천점이 출토됐다.

특히 고려시대 건물지에서는 ‘철우’(쇠로 만든 소 형상)가 출토됐는 데 이것은 건물축조 과정의 땅고르기 의식인 지진의례로 주춧돌 밑에 묻었던 것으로 토공측은 추정했다.

토지공사 박물관 관계자는 “지진의례로 매납되는 동물은 ‘말’이 일반적인데 이처럼 소나 다른 동물이 매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면서 “고려시대 건축사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공측은 이번에 발굴된 유적지의 경우 지난 6·25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데다 지속적인 토양침식으로 대부분이 훼손돼 보존가치가 없는 것으로 공동조사단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출토된 유물은 북한 개성역사박물관에 전시된다.


한편, 남북한 고고학자들이 대규모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벌인 것은 남북 분단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공동조사에는 남한에서 토지박물관과 경기도박물관·고려문화재연구원·한국문화재보호재단발굴조사단·기전문화재연구원 등 5개 기관 20여명이, 북한에서는 사회과학원 고고학연구소 소속 고고학자 40여명이 각각 참여했다.

토공 관계자는 “이번 공동조사를 계기로 향후 추진될 개성공단 2단계 및 배후단지 개발(총 2000만평)에 따른 남북간 문화재 공동조사 연구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개성은 고려시대 수도로 주변에 수백개의 절터를 비롯, 고려시대 고분 및 건물터 등이 산재한 문화유산의 보고(寶庫)인 것으로 알려졌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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