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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배럴 50弗 눈앞…고유가 장기화 대책 급하다]고유가 최장 10년까지 지속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6 11:45

수정 2014.11.07 15:14


16일 한국석유공사에서 열린 ‘국제유가전문가회의’는 국제유가 급등세가 자칫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40∼45달러 이상까지도 치달을 수 있음을 확인한 자리라고 볼 수 있다.

국내 도입선의 70∼80%인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급등세는 5% 경제성장률 달성을 목표로 한 올해는 물론, 내년 경제운용에까지 ‘도미노 파장’을 안길 전망이다.

유가 전문가들은 급등세의 ‘주범’격인 중동 정정(政情)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재의 ‘심리적 패닉 상태’가 상당기간 지속돼 요동치는 국제유가를 진정시킬 수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유가의 상승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여력 한계, 러시아 유코스사 파산 가능성, 석유수요 상향 조정, 투기자금의 매수세 증대, 이라크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가세한 결과다.

석유공사 구자권 해외조사팀장은 “공급불안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최근 투자자금이 재유입된 것도 유가 급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13일 현재 배럴당 38.91달러에 이른 두바이유 기준 유가는 2차 오일쇼크 이후 최고수준으로 전년 평균인 26.79달러보다는 45%, 연초의 28.13달러에 비해서는 38%나 올랐다.


이날 최악의 경우에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국제유가가 45∼5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번 사태가 수급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닌 것을 뒷받침하듯 OPEC의 실제 세계 석유수급 상황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그러나 4�^4분기 들어서는 공급이 1일 250만배럴의 수요에 미치지 못해 수급상황이 약간 악화될 것으로 전망돼 긴장의 고삐를 풀지 못할 전망이다.

향후 유가는 유코스 사태가 단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라크 등 중동사태로 인한 공급불안, 투기자금 동향이 큰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제유가 상승의 배경에는 모두 국제 정치�^경제학적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비상구’를 찾기가 더욱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연구원 김재두 연구위원은 “이미 지금은 오일쇼크 상태에 들어와 있다”면서 “1, 2차 오일쇼크가 급성으로 발생해 완치됐다면 이번 유가급등은 만성 상태로 5∼10년의 오랜기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이문배 연구위원은 “현재 국제유가는 결국 이라크 등 중동사태의 처리 향방과 궤를 같이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장 해결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석유수요 증가, 중동 불안 등의 요인이 지속돼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고유가를 보일 것이란 기존 의견이 재차 개진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산자부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에너지절약, 신재생에너지개발, 석유자원개발 등 중장기 대책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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