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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씨씨김 작품전]생명의 서사 그리고 공간 에너지

장재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7 11:45

수정 2014.11.07 15:13


일본 도쿄에서 20여년간 실험과 창작활동을 해 온 설치미술가 씨씨김(본명 김혜경)작품전이 29일까지 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는 1990년대 이후부터 2004년까지 작업한 작품 84점을 선보인다.

이중 62점은 폴딩스크린(folding screen)이라고 불리는 병풍작품들이며 12점은 캔버스와 종이위에 그린 작품 등이다.

작품은 ‘신화와 드라마’ ‘부활을 기다리는 무리’ ‘생명 그리고 생명’ ‘생명과 영광’ ‘Resilience and Residue’ ‘ 블루 엠파이어(Blue Empire)’ ‘ 생명과 삶’ 등 모두 7개 주제를 갖고 있다.이들 작품들은 생명에 대한 서사이며 생명을 위한 의식을 표현한다.

작가는 “ 나의 생명 이야기는 죽음에 대한 기억에서 시작된다”며“죽음에 대한 연민과 생명에 대한 경외는 내 의식을 확대시켰다”고 말한다.


작가의 폴딩 스크린은 전통병풍과는 구별된다.작가는 전통적 실내장치인 병풍을 현대적 공간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재해석했다고 밝히고 있다.

병풍은 지금까지 단순하게 공간을 구획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만 인식하여 왔으나 내러티브가 담긴 폴딩 스크린에 의해 빈공간은 새로운 의미체계를 갖는 공간으로 바뀌게 된다.그 공간은 오브제와 연결되어 서로 결합하면서 하나의 추상적 느낌을 창출한다.그리고 에너지가 솟아 오른다.

작가는 새로운 공간미학을 자유자재로 담아내는 그릇으로 폴딩 스크린을 사용,세계 여러 미술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신화와 드라마’는 작가가 염색한 50m에 달하는 삼베 천 위에 황금빛 돌멘을 그린 작품이다.이는 죽음 가운데 다시 느끼는 생명을 표현하고 있다.생명의 힘은 결국 신화와 드라마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부활을 기다리는 무리’는 동양의 전통 12지상을 변형한 작품으로 인간의 실제 생명은 서로 다른 자아의 갑옷속에 감춰져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생명 그리고 생명’은 가장 비생명적인 재료인 금속을 사용해 생명의 의미를 추상으로 와 닿게 하는 작품이며, ‘블루 엠파이어’는 짙푸른 색상을 통해 생명 그 자체를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국립도쿄예술대학에서 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일본 예술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02)720-5114.

/jjjang@fnnenws.com 장재진기자
/작품설명=블루 엠파이어 100x220cm,종이 패널위에 아크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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