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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론스타,日 부동산 사들인다…도쿄 빌딩 3채 1170억엔에 매입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7 11:45

수정 2014.11.07 15:12


미국 투자펀드 론스타가 일본 도쿄 금융 중심가의 빌딩 3채를 1170억엔에 인수하는 등 일본 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인수금액 1170억엔은 일본 부동산 시장이 거품을 걷어낸 지난 98년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다.

블룸버그 통신은 17일(현지시간) 론스타가 도쿄 아카사카 금융지역의 19층짜리 고쿠사이 아카사카 빌딩, 18층짜리 고쿠사이 신 아카사카 빌딩의 웨스트타워, 24층짜리 이스트타워 등 3개 건물을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이들 건물은 모두 도쿄의 택시·버스업체인 고쿠사이 자동차 소유로, 고쿠사이는 건물을 팔아 UFJ은행에 진 빚을 갚는데 쓸 계획이다.

아카사카는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 일본 본부, JP모건 체이스 일본 지사, 영국 법률회사인 프레시필스 일본 지사 등 각종 외국 업체의 지역 본부가 밀집한 곳이다. 일본 재무성과 경제산업성 등이 들어선 가즈미가세키구와 인접해 있다.


론스타는 미국 보험회사 AIG와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를 제치고 3개 건물을 인수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론스타가 6번째 펀드를 출범시키면서 50억달러를 모았고 이중 80%는 일본과 한국의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을 사들이는 데 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1170억엔은 펀드자금 50억달러의 5분의 1이 조금 넘는 액수다.

론스타는 지난해 자산규모 일본 3위 은행인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SMFG)으로부터 740억엔에 사무실과 아파트 건물을 인수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현대산업개발의 아이타워를 62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일본 기업들이 앞다퉈 자산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가 제시한 내년 3월말까지 부실채권을 털어내기 위해 일본 시중은행들이 채무자들에게 빚 상환을 독촉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고쿠사이 채권은행인 UFJ는 일본 4대 은행중 최악의 부실 은행으로 꼽힌다.


아울러 새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내년 4월부터 회계규정이 달라진다는 점도 기업들의 연쇄 자산매각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새 규정은 자산가치를 시가로 계상할 때 원래 사들인 가격과 비교해 손해가 났으면 이를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90년대 초 이후 부동산 거품 붕괴로 자산가치가 크게 떨어진 기업들이 앞다퉈 자산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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