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 “설비투자보다 현금 비축”…상장사 현금성 자산 급증

신성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8 11:46

수정 2014.11.07 15:09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설비투자가 줄고 있다는 의미로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18일 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결산 상장법인 525개사(총 573개사 중 금융업 및 결산기 변경 48개사 제외)들의 지난 6월 말 현재 현금성자금(대차대조표상 현금 및 현금등가물) 및 단기금융상품 보유액은 47조9837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7조4083억원, 18.26% 증가했다. 현금성 자금이 27조7779억원으로 13.07%, 단기금융상품은 23조2058억원으로 24.34% 증가했다.

현금등가물이란 ▲만기 3개월 이내의 채권 ▲상환일이 3개월 이내인 상환우선주 ▲3개월 이내 환매조건 환매채를 말한다. 단기금융상품은 1년 이내에 현금화 기간이 도래하거나 현금화가 가능한 금융자산을 뜻한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상장법인들이 보유한 현금성자금 및 단기금융상품이 증가한 것은 수출호조로 유입되는 현금이 증가하고 있는 데도 최근 경기 불확실성이 심화되며 시설투자가 감소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제조업체들의 현금 등의 보유 성향이 비제조업체에 비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 뒷받침한다. 제조업 400개사의 보유액은 36조8764억원으로 20.40%나 증가했다. 반면 비제조업 125개사는 11.67% 증가율을 나타냈다.


또한 전체 상장법인 현금 등의 보유액 49.8%를 차지하는 삼성, LG, 현대자동차, SK, 한진그룹 등 국내 5대그룹의 보유액도 23조8865억원으로 11.51%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KT가 지난 6월 말 현재 보유액이 지난해 말에 비해 1조4091억원(증가율 214.6%)이나 증가했고 삼성중공업 1조947억원(137.23%), 현대중공업 1조783억원(417.98%), 삼성전자 8476억원(15.37%), 한진해운 5426억원(68.74%) 등의 순으로 보유액이 확대됐다.


KT의 경우 설비투자 및 차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으로 현금 등이 증가했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삼성전자, LG전자, 한진해운 등은 조선수주의 증가, 수출호전, 운송료 증가에 따른 실적호전에 기인한 것이다.

/ swshin@fnnews.com 신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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