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에 대한 인식과 해법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열린우리당 386 의원들이 18일 만났으나 기대됐던 토론은 불발로 끝났다.
이날 양측간 만남은 이부총리가 지난달 14일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포럼에서 ‘386세대의 경제무지론’을 밝힌데 이어 386의원들이 이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대립각이 형성된지 한달여 만이다.
이부총리는 이날 열린우리당 386의원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창립총회 심포지엄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경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장주의 원리가 광범위하게 확산돼야 한다”고 시장주의 원칙을 거듭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386의원들과 이부총리는 최근 불거진 ‘갈등설’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상대측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 갈등설을 봉합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광재 의원은 “부총리와 같은 경륜있는 분들로부터 젊은 의원들이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며 “부총리의 경륜과 젊은 의원들의 패기와 열정이 합쳐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당·정간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다.
서갑원 의원도 “이부총리와 386의원 양측간 갈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부총리의 말을 경제공부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배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부총리도 축사를 마치고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젊은 의원들이 열정을 갖고 경제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보기 좋다”고 밝혀 386세대와의 불편한 관계를 없애려는 의지를 보였다.
신의정연구센터는 이광재, 이화영 의원 등 이른바 ‘노무현 대통령 직계그룹’에 속해 있는 젊은 의원들이 주축이 돼 설립된 모임으로 이부총리가 이들 386의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관심을 끌었으나 이부총리가 10여분간 준비된 원고만을 읽어내려가면서 싱겁게 마무리됐다.
이부총리는 이날 새벽 빙모상을 당해 장례식장에 들른 뒤 곧바로 행사장으로 향한 탓인지 다소 피곤한 모습으로 연설문만을 낭독한뒤 곧바로 자리를 떴다.
/이진우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