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웅의 고뇌·눈물 보여 드릴게요”…KBS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주인공 김명민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9 11:46

수정 2014.11.07 15:05


“고뇌에 찬 이순신의 인간적인 모습을 기대하세요.”

탤런트 김명민이 오는 9월4일 첫 방송되는 KBS 100부작 대하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주인공인 충무공 이순신 역을 맡았다. 지난 4월말 전북 부안에서 첫 촬영에 들어간 뒤 무더위와 싸워가며 촬영에 몰두해온 그를 18일 경기 용인 한국민속촌에서 만났다.

“올 여름이 정말 더웠잖아요. 이달 초 가장 더울 때 투구까지 쓰면 20㎏이 넘는 갑옷을 입고 칼을 휘두르니 살이 안 빠질 수가 없겠더라고요.”

‘불멸의 이순신’은 민족의 영웅 이순신을 재조명해보는 드라마. 도전과 용기가 필요한 시대에 한 인간이 지도자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통해 꿈과 희망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것이 KBS의 기획의도다.

공동원작인 김훈의 ‘칼의 노래’와 김탁환의 ‘불멸’을 바탕으로 윤영수·윤선주 작가가 집필하며 연출은 이성주 PD가 담당한다. 거북선을 실물 그대로 재현하고 해전 장면을 입체감 있게 묘사하는 등 총35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된다.

김명민도 “스케일이나 역사적 인물을 재조명한다는 차원에서도 분명히 차별화된 작품”이라면서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처음 시작할 때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사극이 처음인데다 긴장도 많이 됐죠. 지금은 이순신이란 인물에 대해서 그 깊이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는 촬영장에 항상 원작의 하나인 ‘칼의 노래’를 들고 다닌다.

“‘칼의 노래’는 저한테는 교과서나 다름없어요. 대본을 보고 나서 책을 찾아보고서 이 장면에서는 이런 감정을 표현하면 되는구나 하고 느껴요.”

‘칼의 노래’는 전투 전후의 심정, 혈육의 죽음, 권력의 덧없음 등에 관해 고뇌하는 모습을 1인칭 시점으로 묘사하고 있다.

“제가 그동안 알고 있던 이순신이란 영웅이 눈물을 흘렸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어요. 그러나 센 척하는 영웅이 아니라 혈육의 정도 느끼는 한 인간이란 사실을 연기를 통해 표현하고 싶어요.”

드라마의 또다른 원작인 ‘불멸’은 이순신의 개인적인 삶 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 속의 인물들을 다양하게 담아내고 있어 인물들간의 갈등과 대립구조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 연인인 초희와 초희의 어머니 미진 등의 인물구조는 ‘불멸’에서 따왔다.


1996년 SBS 공채 6기 탤런트로 데뷔한 김명민은 연기 경력은 오래됐지만 최근 종영한 ‘꽃보다 아름다워’를 통해 비로소 시청자들이 얼굴을 알아보는 신인급에 가깝다. 그래서 그의 이순신 역 캐스팅은 더욱 의외였다.
그는 “아직도 이순신 역에 캐스팅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고민하는 내면 연기가 좋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사실 제가 크게 부각된 부분은 없다”고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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