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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잇단 바닥탈출 분석…국내IT株 덩달아 상승행진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19 11:46

수정 2014.11.07 15:05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바닥 찍었나.’

국내 정보기술(IT)주 향방의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바닥권을 벗어났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IT주들의 주가가 19일 탄력적으로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IT 업황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IT주를 필두로 한 대세 상승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IT 업황부진이 종합주가지수가 800선 돌파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던 상황에서 전세계 IT 업황을 대변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회복에 긍적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지수 바닥 탈출=18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보다 12.77포인트(3.40%) 오른 388.41을 기록, 4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텔 3.31%, 모토로라 3.58%, 마이크론 4.94%, 텍사스인스트루먼트 4.26% 등 18개 구성종목 모두 동반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세계 IT산업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지난 12일(종가기준) 365.27포인트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바닥 탈피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애널리스트는 “IT주의 낙폭과대로 가격 메리트가 생겼고 이번주들어 D램 가격도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본다”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부정적 요인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이 없다면 더 이상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 박시형 애널리스트도 “미국 증시에서 바닥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발매수세가 유입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추가 상승 모멘텀이 강하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IT주로 순환매 기대=증시 전문가들은 아직 IT주의 반등 모멘텀이 떠오른 것은 아니지만 양호한 순환매의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 이들의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기전자업종의 비중이 50%에 가까운 대만 증시가 바닥권 탈피 조짐을 보이고 있고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들이 전날 소규모(33억원) 순매수에 이어 19일에도 7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증권 김우섭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하락세가 진정됐고 나스닥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반등세여서 IT주의 반등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며 “업종별 순환매 관점에서 IT주에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진단했다.

동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4월 이후 IT주를 지속적으로 팔던 외국인들이 이달에는 순매수로 돌아섰다”면서 “IT주가 이미 바닥을 다진 상황이어서 9월 말까지는 순환매 차원에서 접근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 김애널리스트도 “외국인들이 최근 대만 증시에서 IT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고 국내에서도 IT주에 대해 이틀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며 “그동안 내수주를 많이 사들였으나 이제는 가격 메리트가 있는 IT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용어해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뉴욕증시와 나스닥에 상장돼 있는 18개 반도체 관련회사로 구성돼 있다.
반도체주 뿐만 아니라 전체 IT주의 주가 동향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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