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62)이 19일 사퇴한 신기남 의장의 후임으로 당의장직에 올랐다.
이로써 우리당은 원외인 이신임의장 중심의 임시지도부가 내년 초 상임중앙위원 경선 전당대회 때까지 이끄는 과도기적 지도체제를 맞게 됐다.
신 전 의장의 ‘희생’을 계기로 우리당은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겨냥한 대야 공세 강화와 엮어 본격적으로 다룰 태세다.
신 전 의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일잔재 청산과 민족정기 회복운동의 대의를 조금이라도 훼손할 수 없다는 심정으로 당 의장직에서 물러난다”면서 공식사퇴했다.
◇이부영 “백의종군 자세로 당 이끌겠다”=이날 신 전 의장의 사퇴로 당헌당규에 따라 의장직을 자동승계한 이부영 의장은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첫 확대간부회의에서 “내년초 전당대회까지 백의종군하는 자세로 임시지도부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과반여당인 우리당이 처음으로 치러내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친일진상규명특별법, 국가보안법 등 법개혁과 제도정비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민생안정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당의 모든 노력을 집중, 필요하면 정기국회 중에라도 민생현장 방문을 하겠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의장은 이날 신 전 의장의 사퇴에 대해 “우리 역사를 한걸음 나아가게 하는 살신성인의 결단”이라고 평가하고 “지난 석달 동안 신의장이 혼신을 다해온 당과 국정의 개혁작업을 한치의 차질없이 승계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권파-비당권파 권력분점 유지=당초 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중심의 당권파는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통한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당권을 계속 장악하려 했으나 비당권파의 반발과 개혁정당으로서 절차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이부영 의장체제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정기국회와 10월 지방자치단체 재보선, 과거사진상규명 등 개혁작업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가 대야관계에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자체 분석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내년초 전당대회 때까지는 당권파인 천정배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원내와 비당권파인 이부영 의장 중심의 당이 서로 역할을 분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양측의 경쟁과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당권파는 정기국회 활동으로 역할중심이 원내로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의장은 김근태 계열과 개혁당 출신 등 비당권파와 정치개혁 작업에 적극 공조하면서 당권파를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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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ulee@fnnews.com 이진우기자
/사진설명=열린우리당 이부영 신임 당의장(왼쪽)이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신기남 전 의장의 사임발표 직후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윤여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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