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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값 바닥론 이르다”…조건 좋은 매물만 거래,더 내릴수도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0 11:46

수정 2014.11.07 15:03


서울 강남권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시장에 최근 시세 ‘바닥’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철이 지나면서 주요 지역이 급매물이 조금씩 거래되기 시작하고 일부에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로 매물이 회수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송파구 잠실동과 강동구 상일동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급매물이 한 두개씩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의 급매물 소화현상은 입지 등 투자조건이 양호한 극히 일부 물건에 한정된 것으로, 이를 ‘대세’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는 게 현지 중개업자들과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급매물이 빠졌다=송파구 잠실동 주공2단지에서 13평형 급매물 2채가 최근 며칠새 각각 4억4000만원,4억43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잠실주공2단지에 남아 있는 매물은 매도 호가가 최소 4억5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잠실주공1단지 13평형은 최근 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3단지 16평형은 지난주 말부터 3억∼3억1000만원에 간간이 거래되고 있다. 지난 4월의 4억원선보다 1억원가량 낮은 가격이다. 인근의 고덕주공2단지 16평형 역시 3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강동구 둔촌동 주공4단지 고층 34평형은 이달들어 5억6000만∼5억8000만원에 한 두건 거래가 이뤄졌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와 서초구 반포동 주공3단지도 급매물이 최근 들어 일부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동 주공1단지 13평형은 지난주 4억원에 급매물이 거래돼 지금은 4억1000만원짜리 매물이 남아 있다. 반포동 주공3단지 16평형도 지난 며칠 사이 6억2000만∼6억2500만원 선에 급매물 거래가 성사됐다.

◇바닥인가, 추가하락인가=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이후 거래마비 상태였던 강남권 주택시장에서 최근 극히 일부지만 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를 두고 본격적인 ‘매수세’로 본다든지,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이와관련, 송파구 잠실동 대림공인 김성규 소장은 “그동안 서로 눈치를 보고 기다렸던 투자자들 한 두명이 좋은 조건의 매물을 찾아 일부 거래에 나선 것일 뿐 가격 반등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강동구 상일동 아침공인 서문경이 대표도 “정부의 규제 완화대책에 대한 기대로 일부 성급한 투자자들이 급매물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 중엔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고 다주택자들은 있는 집도 처분하기 어려운 마당에 특별히 메리트가 없는 강남권 주택 매수에 나설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저점이라고 인식한 일부 자금이 여력 있는 투자자가 급매물 매수에 나선 것”이라면서 “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책이 나온 게 없고 임대 아파트 건립 등으로 투자 매력도 작은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의 시작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소장은 “현재의 급매물 거래는 가격의 추가 하락을 어느 정도 저지하는 정도로 인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bada@fnnews.com 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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