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건강검진 골라 받으세요…몸 안좋지만 종합진단은 부담되고

조남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3 11:46

수정 2014.11.07 14:55


‘부모 건강은 걱정되지만 주머니 사정때문에 종합검진은 엄두가 안나고…’.

나날이 쇠약해지는 부모의 종합검진을 위해 큰맘 먹고 유명 대학병원을 찾은 김모씨(35)는 건강검진 가격을 보고 기겁을 했다고 한다.

기본 검진비용만 약 50만원 정도. 김씨는 한분만 검진을 받게할 수도 없고 부모의 종합검진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김씨는 “부모님이 나를 키울 때는 돈때문에 병원가는 것을 미루지 않았을텐데’라는 죄책감때문에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특히 요즘처럼 낮에는 여름 기온이다가 아침·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으로 바뀌어 가을이 연상되는 시기에는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질병들이 나타나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한영상의학회측은 최근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 학회 기획·홍보이사인 정태섭 박사는 “연령과 성별, 세대에 따라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이 다르다”며 “무턱대고 병원에서 권하는 항목을 다 받으려고 하지말고 자신의 상태를 고려해 자신에 가장 필요한 검진부터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환자들이 건강검진 가격이 비싸고 검사항목이 많을 수록 믿을 수 있다고 오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검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장비나 시설보다는 경험있는 전문의의 성의있는 진찰과 상담이다.

정박사는 “오히려 큰 대형병원을 맹목적으로 찾는 것보다는 집과 가까운 방사선과 의원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주거지역에 위치한 방사선과 의원은 약 300여곳이나 된다.

학회측에 따르면 김씨의 부모와 같은 60대 이상에서는 각종 퇴행성 질환이나 뇌졸중, 치매나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지병으로 인한 합병증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검사항목을 중심으로 건강검진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검진계획을 세울 때는 이전 부모님이 어떤 증상을 자주 호소했는지를 기억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전에 경험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심한 두통이 나타난다거나 신체 한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며 감각이 둔해질 때는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다.

또 고혈압,동맥경화 등 순환기 질환이나 과음이나 흡연을 많이하는 사람, 과로, 혈압이 들쑥날쑥 하다든지 탈수증세가 심하다면 심장초음파검사와 초음파를 이용한 혈관촬영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머리가 쿵쿵 뛰는 듯한 박동성 두통이 있다. 노인에서 박동성 두통이 나타나면 뇌졸중이나 고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걷거나 운동할 때 손발이 저리다면 말초혈관 폐쇄증이 의심되며 자는 동안 가슴부위에 통증을 호소한다면 협심증일 수 있다.

서울 영등포방사선과 박영근 원장은 “평소에 기침이나 두통, 복통, 요통 등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칠 수 있는 증상이라도 계속되거나 의심이 간다면 동네의 방사선과 의원을 찾아 증상에 맞는 간단한 검사와 함께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원장은 이어 “특히 유방이나 뇌 단층 촬영과 같이 세밀하고 정확한 판독이 필요한 검사의 경우 여러병원을 옮겨다니는 것보다 가까운 병원이 좋다”며 “주치의를 정해두고 정기적으로 상담을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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