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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 다시 활개…전화·이메일로 “춘천·원주땅 사세요”

이규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3 11:46

수정 2014.11.07 14:54


또다시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횡행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착공 등의 호재에 발맞춰 춘천 및 홍천지역을 대상으로 한 기획부동산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이 원주지역 등 강원내륙의 토지를 소개하면서 유혹하고 있어 행정당국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원주지역은 공공기관 이전 및 기업신도시 건설 등의 소문이 부풀려지면서 땅값도 상승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부동산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덩치 큰 땅을 매입, 소규모 필지로 분할 매각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전화나 인터넷 이메일을 통해 호객행위를 일삼는다.


그동안 기획부동산은 부동산 투자에 익숙치 않은 주부들이나 젊은 층들에게 짧은 시간에 높은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처럼 속여 피해를 입혔다. 부동산시장의 상거래 질서를 흔들고 가격을 폭등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얼마전 최명희씨(39,서울 사당동)는 기획부동산으로부터 원주 부론면의 임야 700여평을 평당 15만원 가량에 매입했다.미술작업장 겸 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당초 기획부동산이 최씨에게 보여준 땅은 계곡이 끼어 있고 도로가 닿는 땅이었지만 실제 현지 부동산을 통해 확인해 볼 결과 최씨의 땅은 도로가 닿지 않는 맹지였다.땅값도 평당 10만원에도 미치지 않는 것이었다.

최씨는 땅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일부 도로로 필요한 땅을 추가 매입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 했다. 그러나 추가매입비 등을 포함해 큰 손실을 본 셈이다.항의하거나 피해보상을 청구하려할 때는 이미 이사를 가서 사무실을 비워둔 상태였다.최씨는 “저말고도 사기당한 사람들이 몇 있는 것 같은데 억울해도 하소연할 데가 없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은 아파트 분양시장으로 치면 ‘떴다방’과 같은 업자들로 올해는 지난 봄철 이후 서울 세곡동 및 문정동 등에서도 한차례 문제를 야기시킨 적이 있다. 특히 토지시장에서 기획부동산에 의한 피해는 시간이 한참 경과한 후에 나타나기 일쑤다. 따라서 문제가 터졌을 때는 기획부동산이 사라지고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동산 포털사이트인 부동산007의 김지홍실장은 “강원 홍천 및 춘천, 원주지역에 대한 기획부동산업자들이 최근 많다”면서 “일부 투자자들 중에는 기획부동산의 권유를 받고 투자에 나서는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익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섣불리 투자할 경우 나중에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주지역의 경우 문막 일대 의료기기단지 주변에 기업신도시가 들어설 것이라는 그럴듯한 소문으로 포장돼 있거나 행정수도 이전과 발맞춰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한다는 식의 선전이 이뤄지고 있다는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춘천지역은 지난 12일 착공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이슈로 삼고 있다.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먼저 ‘묻지마식 투자’는 피해야한다.
그리고 한번에 많은 이익을 보려는 생각은 금물이다. 실제 구입에 나서더라도 등기부 등본 및 현장 확인 등은 필수적이다.
또한 해당 시·군·구를 통해 개발계획과 토지이용계획, 도로망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 다음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leegs@fnnews.com 이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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