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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식량안보 점차 위기…상반기 전체 농산물 수입 62.5%증가

장승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3 11:46

수정 2014.11.07 14:53


급속한 산업화에 따른 이농현상으로 중국의 식량안보가 점차 위기를 맞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지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타임스는 중국 정부의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전체 농산물 수입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62.5% 증가한 143억5000만달러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대미 농산물 수입이 49억6000만달러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보다 68.1% 늘어난 것이다. 캐나다와 호주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국의 농산물 수출은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106억2000만달러에 머물렀다.


이같은 무역 불균형 때문에 중국은 올 상반기 사상 처음 농산물 부문에서 무역적자를 냈다.

타임스는 또 중국인들의 주식인 곡물의 수입도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8년부터 줄곧 생산이 줄어 수입에 의존해 온 곡물은 올 상반기 410만t을 수입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배 늘었다.

대다수 시장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이 실제 곡물생산 통계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실제 수입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타임스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지난해와 올해 농산물 통계지표를 보고받은 직후 “수요증가에 따른 장기적인 식량안보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식량안보 위기는 급속한 산업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많은 땅이 공장 및 도시 용지로 전용되면서 농업기반이 크게 무너졌다.

중국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 개발로 지난 96∼2003년 1억2340만㏊의 농지가 사라졌다.

이농현상도 식량안보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해마다 1000만∼2000만명가량의 농촌인구가 산업화에 밀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농산물 생산이 점차 줄고 곡물을 중심으로 한 식량 수요가 계속 늘면 곧 식량안보가 큰 문제로 떠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의 천시웬 부주임은 “올해 중국의 곡물 생산량은 수요량을 기준으로 3750만t이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농업문제를 집중 연구하고 있는 미국 지구정책연구소(EPI)의 레스터 브라운 소장은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중국은 몇년 안에 밀외에 쌀과 옥수수도 수입하게 될 것”이라며 “식량난이 심화돼 연간 3000만∼5000만t의 곡물을 수입하면 국제 곡물가격 폭등도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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