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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대목 ‘카드대란’ 우려…이마트 비씨카드 수수료인상 놓고 대립 커져

김시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3 11:46

수정 2014.11.07 14:53


카드 수수료 인상을 둘러싼 할인점 이마트와 비씨카드의 대립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추석 대목을 앞두고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현재 비씨카드는 ‘수수료 현실화’를 내세워 인상을 고집하는 반면 이마트는 ‘부실을 떠넘기려는 속셈’이라며 수용 불가 원칙을 재차 확인하고 있다.

특히 이마트와 비씨카드의 대립은 유통업계와 카드업계간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어 결과 여부에 따라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도미노’마저 우려되고 있다.

비씨카드로부터 일방적인 ‘9월 수수료 인상’ 통보를 받은 이마트는 ‘비씨카드 거부’라는 극단적 대결도 피하지 않을 각오여서 그 결과에 양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마트·비씨카드 대리전=비씨카드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가맹점 수수료 원가인 4.7%에 훨씬 못미치는 할인점 수수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오는 9월 초 이마트 전 점포를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종전 1.5%에서 2%대 초반으로 일괄 인상할 예정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이마트측과 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을 가질 방침이지만 타협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에도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비씨카드가 수수료를 인상하면 65개 매장에서 비씨카드를 받지 않을 방침이다. 카드사에 수수료 인상분으로 수백억원을 주느니 차라리 가맹해지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수수료를 인상할 경우 다른 카드사들의 수수료 인상 도미노 현상마저 우려된다”며 “카드사의 부실을 유통업체 등 가맹점에 떠넘기려는 행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비씨카드의 선전포고에 이어 KB카드도 현행 1.5%인 할인점 수수료를 이달 말께 2.2%로 올린다는 내용의 공문을 이마트와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에 전달해 놓은 상태여서 수수료 인상이 유통·카드 양 업계 전체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통업체들은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카드사들이 일방적으로 수수료 인상에 나선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가맹점 단체 모임인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를 통해 ‘가맹해지’ 등 대응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며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추석대목 카드대란 우려=양측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수수료 인상’과 ‘가맹 해지’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카드·유통업체는 물론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우선 업계 최대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비씨카드 회원 2600만명이 이마트에서 비씨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돼 큰 불편을 겪을 전망이다.

이마트 역시 비씨카드 회원 중 상당수 이탈이 점쳐지는 만큼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대다수 소비자들이 카드를 2개 이상 소지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비씨카드 사용중지에 따른 매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또 수수료 인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카드와 유통업체간 파열음이 곳곳에서 예상되는 만큼 양측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추석 대목을 볼모로 카드사와 유통업계가 힘겨루기에 들어가는 양상”이라며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김재옥 회장은 “카드사들은 적정한 수수료 원가를 먼저 산출한 뒤에 수수료 인상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며 “카드사와 가맹점 모두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으로 절충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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