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약효로 말한다-일라이 릴리 ‘자이프렉사’]환청 망상 대인기피증에 효과

임호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3 11:46

수정 2014.11.07 14:53


현대인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정신분열병’이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존 내시 교수가 앓았던 이 질환은 평생 유병률이 100명중 1명꼴로 흔한 편이다.

예전 같으면 ‘불치병’으로 치부됐을 이 병은 오늘날 우수한 약물의 등장으로 조기치료를 하게되면 정상인처럼 생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예컨대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초 발병 10주 이내에 치료를 할 경우 80% 이상의 치료 반응율을 보이지만 발병 2년 후 치료하게 되면 치료 반응률이 60%대로 떨어지게 된다.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입증해주는 대목이다.

대표적 치료제 중 하나는 미국계 다국적 제약기업인 일라이 릴리사가 개발한 ‘자이프렉사(성분명 올란자핀)’이다.


1996년 미국에서 첫 발매(한국 99년)된 이 약물은 기억력감소, 추체외로(錐體外路)계 이상, 과립성백혈구 감소 등 기존 약물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약물에 비해 단시간에 약효를 나타내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그렇다면 자이프렉사는 어떤 작용(기전)을 통해 정신분열에 대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일까.

인간의 뇌속에는 정신 및 감정을 조절하는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 있다.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신호를 전달해 주는 이 물질은 우리의 정신과 몸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는데 분비량이 많아지면 인간의 사고에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맘에 드는 이성을 보았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을 감고 있어도 상대의 얼굴이 뇌리속에 아른거리는 것도 바로 이 물질의 분비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도파민의 분비량에 따라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진다고 할 수 있다.

자이프렉사는 바로 이 화학물질의 불균형을 조절하는 작용을 통해 정신분열증세를 치료하는 것이다.

흔히 정신분열병은 환청, 환시, 망상 등의 양성 증세와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음성 증세 등 극단적인 감정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정상인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기묘한 사고와 행동 등의 증세를 나타내는 것도 이런 양면성 때문인데 자이프렉사는 이 두 가지 증세에 모두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정신분열병은 매우 복합적인 증상이 많아 약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부분도 적지 않다.

다만, 현재로는 이런 약물을 상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이 약물은 2004년 3월 미국에서 근육주사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자이프렉사 인트래머스큘러(IM)’라는 이름의 이 주사세는 정신분열증과 조울증(양극성장애) 환자의 극심한 흥분상태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 소개될 예정이다.

/ ekg21@fnnews.com 임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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