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은행 예대마진 수익 의존도 높다

천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5 11:46

수정 2014.11.07 14:48


시중은행들의 예대율은 급등하고 있는 반면 유가증권 투자 비중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보수적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예대마진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은행권이 더 높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수수료 수익비중을 늘리는 것과 동시에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국민은행 등 8개 시중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예대율(총대출금잔액/총예수금잔액) 평균은 88.1%로 지난해말의 85.7%에 비해 2.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2002년(76.9%)과 비교하면 11.2%나 급등한 셈이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의 예대율이 99.8%로 가장 높았다.
이는 예금 1000원을 받아 998원을 대출로 내줬다는 뜻이다. 이어 국민은행이 96.7%로 뒤를 이었고, ▲우리 92.5% ▲한미 91.1% ▲제일 90.3% ▲하나 88.0% ▲조흥 80.9% ▲외환 65.7% 등의 순이었다.

반면 예금 등을 통해 조달한 전체 자금으로 유가증권에 운용하는 비중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 비중은 25.8%로 지난해말의 28.9%에 비해 3.1% 낮아졌다. 지난 2002년의 32.0%에 비해서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42.7%로 가장 높았지만 해마다 감소세가 이어졌고, 한미은행이 전년말대비 10.3%포인트 감소한 31.1%로 감소폭이 가장 컸고, 국민은행도 24.0%에서 18.2%로 5.8%포인트 감소했다.

이에대해 금융계에서는 은행들이 여전히 대출이자율과 예금이자율의 차이인 예대마진에서 수익을 얻는 고전적인 수익모델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우공 하나은행 경영관리부장은 “대출수익률이 국공채 위주의 유가증권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며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고 보면 당분간 대출 중심의 영업이 주류를 이룰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성 한국은행 금융통계팀 차장은 “은행은 여수신업무가 고유업무”라며 “은행이 자금수요처인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원할하게 공급해줘야 경제가 잘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차장은 다만 “예대율이 100%를 넘어설 경우 자칫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감원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라는 은행들이 유가증권 투자에 너무 미온적”이라며 “대출시스템과 달리 투자시스템은 여전히 후진적이라는 것을 은행들이 자인한 꼴”이라고 말했다.

/ phillis@fnnews.com 천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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