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 채산성 관리 ‘비상’…항공 조선 섬유등 올 경영목표 수정 불가피

차석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5 11:46

수정 2014.11.07 14:48


최근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국제유가로 인해 기업들마다 채산성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사업계획 기준 국제유가를 30달러로 예상했으나 현재 50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하자 당초 목표했던 경영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한항공측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상반기중에 1900억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고 하반기에는 2100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올해 예상했던 6800억원 영업이익 달성에 차질이 빚어질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상반기 1663억원의 영업이익과 1889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나 외화환산손실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292억원의 순손실을 보이고 있다”면서 “올들어 영업실적이 좋은 것은 사실이나 최근 유가급등으로 인해 경영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고공행진이 이어진다면 올해 추가적으로 4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결국 이럴 경우 올 경영성적표는 국제유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잇단 대규모 수주로 호황세가 지속되고 있는 조선업계도 고유가와 원자재난으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는 많이 했지만 원자재난과 고유가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채산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섬유업계 관계자도 “화섬분야는 유가보다는 수급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국제유가가 이처럼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면 무엇보다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섬유·조선·전기전자 등 국내 주요기업들은 이미 국제유가가 채산성 악화 기준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상의가 최근 밝힌 ‘유가 급등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종별로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되는 배럴당 유가(두바이유 기준)가 섬유 33.5달러, 전기전자 33.8달러, 철강 33.9달러, 건설 34.1달러, 조선 34.5달러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바이유의 5월평균 가격이 34.66달러였고 6월초에도 35달러대를 상회한 데다 이달들어 4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미 섬유, 전기전자, 철강, 건설, 조선업종 등은 채산성에 악영향을 받고 있다.

상의조사 결과, 지난해 4·4분기 유가 급등 이후 조사대상 기업의 61.6%가 이익이 크게 줄었고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69.2%가 영업이익 감소를 호소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들이 지금 당장은 그동안의 비축분으로 버티고 있으나 고유가 추세가 장기화될 경우 충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세제 및 시설투자 지원 확대, 에너지 절약에 대한 실질적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정부대책이 시급한 때”라고 주장했다.

/ cha1046@fnnews.com 차석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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