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돈텔파파]철부지 아빠와 조숙한 아들,8년만에 엄마와 만나는데…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6 11:46

수정 2014.11.07 14:46


‘유머일번지’ ‘쇼비디오자키’ ‘열려라 웃음천국’ 등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기량을 닦아온 이상훈 PD의 충무로 데뷔작 ‘돈텔파파’(제작 기획시대)가 오는 9월3일 관객을 찾아간다.

지금까지 드라마 출신 프로듀서들의 영화 데뷔가 대체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조폭마누라’의 조진규, ‘킬러들의 수다’의 장진, ‘라이터를 켜라’의 장항준 감독 등 코미디 출신 프로듀서와 작가들은 흥행 측면에서 비교적 좋은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에 제작사측은 은근한 기대를 걸고 있는 눈치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작사의 기대는 정확히 절반만 유효해 보인다. 관객을 웃기고 울리는 데는 특출난 재주를 보이지만, 그럴 듯한 이야기의 모양새를 갖춰가는 세기(細技)에서는 일정한 한계를 노출하고 있어 이번 작품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이른바 ‘섹스코미디’를 표방하고 있지만 ‘돈텔파파’는 신파조의 눈물을 동반하고 있는 영화다.

철없는 아빠 철수(정웅인)와 어른스러운 아들 초원(유승호), 그리고 8년만에 나타난 엄마 애란(채민서)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경쾌한 리듬으로 따라가는 영화는 아빠의 일터인 나이트클럽 쪽으로 카메라 초점을 맞추면 섹스코미디가 되고, 아빠와 아들 또는 아들과 엄마간의 관계를 그릴 땐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는 멜로드라마가 된다.


지난해 이미 제작을 마치고 개봉 시기를 점쳐왔던 이 영화의 원래 제목이 ‘아빠하고 나하고’였다는 점을 상기하면 제작사나 감독이 웃음에 못지않게 눈물에도 방점을 찍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다.

최근 ‘웰 메이드(well-made) 영화 포기 선언’이라는 장난기어린 광고를 집행하기도 했던 제작사는 ‘돈텔파파’가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오락영화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첫 영화를 내놓은 이상훈 감독도 “이번 작품은 예술영화가 아니다”면서 “관객을 인정사정없이 웃기기 위해 영화를 찍었다”고 고백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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