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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배럴당 43달러선 급락]정점지나 하락세 가능성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6 11:46

수정 2014.11.07 14:44


국제유가가 25일(현지시간) 나흘째 하락세를 이어간 끝에 배럴당 43달러선으로 떨어졌다. 미국 내 원유재고가 충분하고 50달러 돌파를 기대하던 투기세력이 대거 시장을 빠져나간 것이 원인이 됐다.

그러나 26일엔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내 송유관 20곳이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파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장 초반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향후 유가는 미국 내 재고량 발표와 이라크 정정 불안, 러시아 유코스 사태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할 가능성이 크다.

25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물은 전날보다 1.74달러 급감한 배럴당 43.47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3개월새 가장 컸다.


이로써 WTI 선물은 지난 20일 이후 4일 연속 하락하면서 배럴당 6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영국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10월물은 전날보다 1.64달러 내린 배럴당 40.68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날 미국 에너지부가 지난주 석유재고가 2억570만배럴을 기록해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발표한 것이 유가를 떨어뜨린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이는 원유시장에서 향후 큰 수급 불안이 없을 것이란 인식을 확산시켰다.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그동안 시장을 짓눌러 왔던 공급불안 요인에 대해 거래자들이 어느 정도 내성을 갖게 된 것도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피니티 브로커리지 서비시스의 존 퍼슨 애널리스트는 “수급 통계를 볼 때 배럴당 45달러의 유가는 턱없이 높다는 사실을 거래인들이 깨달은 것 같다”고 풀이했다.

배럴당 50달러 돌파를 기대하던 투기세력들이 대거 시장을 빠져 나간 것도 하락세를 부채질했다. 캐머런 하노버의 피터 부텔 사장은 “다수의 투기세력은 WTI 9월물이 배럴당 5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것이 무산되자 손을 털고 시장을 빠져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지어 유가가 점차 안정화 기조에 접어들것이란 섣부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AG 에드워즈 앤드 선즈의 빌 오그레이디 선물연구 책임자는 “1차 저항선인 배럴당 45달러 돌파 이후 유가는 급격한 하락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며 “배럴당 41∼42달러에서 2차 저항선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라크 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유가 급등 위기는 여전하다.

25일 이라크 남부 바스라 지역 송유관에 대한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시장 시간외거래에서 WTI 10월물은 전일비 배럴당 0.33달러 오름세로 돌아섰다. 브렌트유 역시 0.27달러 오른 40.95달러를 나타냈다.


원유 컨설팅 기관인 에너지 인포메이션 센터(EIC)의 베로니카 스마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간의 유가 하락은 이라크가 원유 수출을 재개한데 힘입은 것”이라며 “이 지역 송유관에 대한 모든 테러는 바로 유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월 스트리트 저널(WSJ)지는 25일 일부에서 거론되는 전략 비축유 방출과 관련, 일부 국가의 반대로 아직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했다.


저널은 클로드 만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의 말을 인용해 “전략비축유 사용 가능성은 1년 전보다 훨씬 높아졌지만 미국 등이 이에 반대하고 있어 방출 준비는 아직 덜 된 상태”라고 전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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