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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이드-‘김정택 쇼크’국민은행 주가전망]‘CEO 리스크’ 단기하락 불가피

조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7 11:47

수정 2014.11.07 14:41


그동안 국민은행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던 외국인 투자가들이 김정태 행장 퇴진 가능성이 불거지며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섰다. 이는 국내 은행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임이 깔려있어 주식시장 전반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증권전문가들은 국민은행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업은행장 교체에 실망한 외국인들이 한동안 해당 주식을 집중 매도, 10% 이상 하락했던 점은 이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외인 불신…단기 하락 불가피=27일 거래소시장에서 국민은행은 외국인이 투매성 매물을 쏟아낸 가운데 전일보다 4.17% 하락했다. 이날 외국인은 국민은행 주식을 무려 135만 1000주(499억원) 팔아치웠다.


전날 김행장 연임 불가론이 흘러나온 가운데에서도 23만 7000주를 순수히 사들였던 패턴과 상반된 것으로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켰다.

이는 전날까지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던 외국계증권사가 일제히 부정적인 자세로 돌아선 것과 궤를 같이한다.

크레딧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 모건스탠리(MS), 크레디리요네(CLSA)증권 등은 김행장의 사임 이후를 시장이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SFB는 “김행장 사임이 확정되면 경영진 교체가 마무리될때까지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그러나 기존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5000원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가 부각된 국민은행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은행장의 시장친화력에 민감한 외국인들이 차기 경영진이 확정될때까지는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동원증권 이준재 애널리스트는 “후임 은행장이 정부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외국인은 주주가치 보다 정부정책을 우선시하는 경영진에 대한 우려로 단기간 매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장 교체·외국인 매도’ 흐름은 지난 3월 기업은행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실제로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 3월6일 신임 행장 인선이 우여곡절끝에 관료 출신 인사가 낙점되면서 이후 주가가 5거래일 동안 11.83%(8620원·7600원)나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무려 191만1097주를 팔아치웠고 이후에도 80여만주를 추가 매도한 바 있다.

◇펀더멘털 전망도 기대난=대부분 국내외 증권사는 국민은행 ‘경영진 공백’을 우려하면서도 목표주가 하향 등 부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지난 2·4분기 실적 발표에 즈음해 밸류에이션을 하향조정한데 따른 것으로 기업회계 기준 위반에 대한 정부측의 최종 입장이 나올때까지 유보한다는 차원에 따른 것이다.

대우증권 구용욱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의 경우 경영진 리스크와 별도로 회계기준 위반에 따른 국세청의 법인세 추징 규모 등 비용 측면의 불확실성까지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증권 이승주 애널리스트도 “현재까지 회계부정으로 인한 경상이익 감소 예상금액은 최대 3096억원”이라며 “만약 정부측 주장대로 결론이 날 경우 국민은행의 올해 예상 경상이익은 기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은행이 내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했던 자사주 매각협상 결렬 가능성도 암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애널리스트는 “당초 4만2000원선에서 사들인 자사주를 외국계 전략투자가에 매각할 계획이었지만 최근 주가하락으로 결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는 국민은행 투자메리트를 낮추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anyung@fnnews.com 조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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