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특별 인터뷰-로버트 클렘코스키 성균관대 경영대학원장]“MIT 같은 국제수준 수업”

유상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9 11:47

수정 2014.11.07 14:40


지난해 말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은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는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 위치한 인디애나대학교.

서총장은 그 곳에서 한 교수와 마주 앉았다. “이번에 우리 대학이 매사추세츠공과대(MIT)와 손잡고 경영대학원(GSB·Graduate School of Business)을 설립했는 데 원장을 맡아주시오.”

하지만 그 교수는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서총장은 물러서지 않고 본격적인 설득작업을 펼쳤다. 교수와 끈끈한 인연을 맺고 있는 지인들이 총동원됐다. 결국 그 교수는 서총장측의 끈질긴 공세에 굴복(?)했다.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의 로버트 클렘코스키 석좌교수(64)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 대학원장으로 외국인이 선임되기는 클렘코스키 교수가 처음이다.

성균관대가 지난해 9월 미 MIT 경영대학원에서 도입한 경영학석사과정이 1년간의 준비를 마치고 30일 문을 열었다. 성균관대는 GSB를 향후 10년간 짜임새있는 지원을 바탕으로 아시아 최고 수준의 MBA 과정으로 육성한다는 포부다.

GSB 개원 하루를 앞둔 29일 클렘코스키 원장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경영대학원 운영방침과 교육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GSB 초대원장으로 선택된 배경은.

▲서총장이 블루밍턴으로 와 직접 설득했고 고심 끝에 수락했다. 제자인 이재하 성균관대 교수도 내 결정을 앞당기는 데 큰 몫을 했다. 무엇보다 GSB를 세계적인 대학원으로 키우려는 대학측의 노력이 돋보였고 그 비전에 공감이 갔다. 학교에서는 재무관리쪽에 이름이 나있고 경영대학원에 오래 재직한 경험을 높이 사준 것 같다.

―외국에 직접 나가 학생들을 유치했는데.

▲서총장과 유필화 경영학부 교수 등 3명과 함께 유럽과 아시아 지역 유명대학을 방문, 입학설명회와 면접을 통해 뽑았다. 중국·태국·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은 서총장과 유필화 교수가 맡았고 유럽 지역은 내가 맡아 프랑스 헝가리 오스트리아 폴란드 러시아를 돌며 학생 유치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1600명의 지원자 중 해외에서 12명이 뽑혔고 국내에서는 금융권과 대기업에 근무 중인 27명이 선발됐다.

외국인 학생은 중국이 4명으로 가장 많고 러시아 3명, 싱가포르 태국 인도 폴란드 헝가리 각각 1명씩이다. 이들은 삼성에서 제공하는 학비와 숙식비를 전액 지원받게 되며 졸업 후에는 삼성 국내 본사 및 해외법인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번엔 40명을 뽑았지만 앞으로 200명까지 선발할 계획이다.

―교수진은 어떻게 구성됐으며 교과내용의 특징은 무엇인가.

▲학교측은 GSB를 국제수준의 대학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MIT, 인디애나, 미시간, 홍콩과학기술, 싱가포르 국립대 등 외국 유명대 교수 11명으로 교수진을 구성했다. 실무습득에 중점을 둔 서머인턴십, 리더십개발 강좌 등을 강화한 이른바 ‘실무역점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특히 MIT와 동등한 수준의 수업을 국내에서도 받을 수 있도록 재무, 마케팅, 경영관리, 회계, 의사결정학 등 다양한 분야를 100% 영어로 강의한다.

MIT와 인디애나대 교수가 직접 방한해 한 과목씩 강의를 담당한다. 또 원하는 사람은 투자관리와 글로벌마케팅 부문에 지원, 학기중 실제 산업프로젝트를 맡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전체학기 중 한학기는 MIT나 유명 경영대학원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GSB를 세계적인 톱 스쿨로 키우기 위한 방침은.

▲네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이다. 학생들은 MIT의 협조로 미국 MBA 시스템을 적용한 커리큘럼을 통해 질 높은 수업을 받게 된다. 두번째는 GSB가 들어선 최첨단 건물이다. 로스쿨과 함께 쓰게 될 이 빌딩 역시 미국 현지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편리하고 쾌적한 교육 환경이 학생들의 연구 의욕을 배가시킬 것이다. 세번째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도 미국 MBA 시스템에서 따왔다. 마지막으로 풍부한 자금력이다. 입학생들은 삼성의 지원으로 장학금을 받고 공부한다.

―한국 학생들에 대한 느낌은.

▲인디애나대에 유학 온 학생들을 보면 다들 열심이고 재능이 있다. 내 제자만 해도 김영진 서울대 교수나 전광우 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등 6∼7명 정도 된다.
이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이었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한국에는 지난 92년 처음 왔었고 95년, 99년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인데 올 때마다 많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에 대한 느낌도 마찬가지다.

/ ucool@fnnews.com 유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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