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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명변경·과거사 놓고 내분 심화…한나라 의원연찬,朴대표 초강수 대응

김영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4.08.29 11:47

수정 2014.11.07 14:38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9일 당내 비주류의 공세를 ‘대표 흔들기’로 규정하고 탈당을 요구하는 등 지도부와 비주류간의 갈등이 노골화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28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전남 구례에서 열린 의원연찬회 이틀째인 이날 당명변경 등 당내문제와 과거사, 행정수도이전 등의 문제를 놓고 주류와 비주류측은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특히 이재오, 고진화, 김문수 등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박근혜 대표와 직결되는 과거사 및 정수장학회 문제를 거듭 거론하자 박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흔드는 인물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초강수로 대응했다.

◇비주류 의원들, 박대표 겨냥 공세 강화=비주류 의원들은 먼저 지도부가 추진하고 있는 당명변경에 대해 이견을 나타냈다.

김문수 의원은 “현재는 합당이나 분당 등의 조직적,세력적 개편도 없고 당명을 변경할 수 있는 명분도 없는 시기”라고 말했고 이방호 의원도 “무의미한 당명 변경보다는 차라리 발전적 해체를 해서 신당을 만드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국가보안법 등 국가정체성 문제에 관해서 배일도 의원은 “냉전시대의 유물인 국가보안법을 한나라당이 폐지하고 경제안보, 문화안보 등 새로운 안보 개념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고 고진화 의원도 “당이 30년전과 같이 상대방을 좌파정권으로 몰아세우는 이분법적 발상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주류 의원들은 과거사 및 정수장학회 문제를 놓고 박대표를 계속 압박했다.

박계동 의원은 “정수장학회를 국가에 헌납하고 이사장에서 물러나는 것만으론 안된다”며 “과거를 떳떳하게 밝혀 대타협을 통한 전진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 이름으로 자유민주주의를 탄압했던 군사정권의 그늘아래에 있다”며 “독재를 위한 유신과 인권탄압에 대해 떳떳하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표, 초강수 대응=박대표는 연찬회 전체 토론 마지막 발언을 통해 대표로서 정국현안과 당내 논쟁에 관한 입장을 밝히면서 비주류 의원들의 공세에 대해 “사실상 해당행위이며 순수한 목적의 비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공격했다.

박대표는 “그간 유신 등 과거 피해를 끼친 부분이나 과오에 대해 TV, 라디오, 신문 등에 여러번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며 “내 사과를 듣고도 이 자리에서 사과하라고 말하는 분들은 무슨 목적을 가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대표는 이어 “과거사 부문은 법적으로 모두 결론난 사안들이고 정수장학회도 이미 국가에 헌납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대표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을 겨냥해 “우리나라에는 열린우리당, 민주당, 민노당도 있다”며 “다른 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우리 당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또 “지난번 선거때 도움을 청했던 사람들이 지금와서 죄인의 딸이라고 한다면 치사하고 비겁하다”고 비난했다.

/ libero@fnnews.com 김영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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